노前 대통령 서거, 4시간 동안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5.23 13:44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를 나선 것은 23일 오전 5시 45분경. 노 전 대통령은 경호관 한 명을 대동한 채 사저 뒷산에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이 걸음을 멈춘 곳은 사저 뒷산에 있는 일명 '부엉이 바위'. 여권 등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경호관에게 "담배가 있느냐"고 물어봤다. 경호관이 "가져올까요"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가지러 갈 필요는 없다"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바위 아래 사람들을 가리키며 "저기 사람들이 지나가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경호관이 그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노 전 대통령은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다. 이 때 시간은 오전 6시 40분경.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것을 발견한 경호팀은 긴급조치를 한 후 노 전 대통령을 김해 세영병원으로 옮겼다. 의료진이 심폐소생술과 응급치료를 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양산 부산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백승환 양산 부산대병원장은 "8시 13분경 인공호흡을 하면서 병원 응급센터로 이송됐다"며 "당시 호흡이 없었으며 심장 박동이 멈춰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계속 시도했지만 끝내 회복되지 않았다. 서거 시각은 오전 9시 30분. 백 원장은 "두부 외상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권양숙 여사가 병원에 도착한 것도 오전 9시 30분경.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확인한 직후 실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권 여사는 병원 측이 제공한 휠체어를 타고 입원실로 옮겨졌다.


노 전 대통령의 투신 소식이 처음 알려진 것은 오전 9시경. 처음에는 '노 전 대통령이 음독했다', '뇌출혈로 입원했다' 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30분 후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9시 50분경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오전 11시 브리핑을 갖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뒷산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다며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유서 내용도 일부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은 서거 전 남긴 유서를 통해 "그 동안 너무 힘들었다. 많은 사람을 힘들었다"고 밝혔다. "책을 읽을 수도 없다"며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삶과 죽음이 하나 아닌가. 원망하지 마라"고 언급하면서 "화장을 해달라. 마을 주변에 비석 하나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SBS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산에 오르기 30분 전에 컴퓨터를 통해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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