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친박' 힘 받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5.17 17:26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 달아오를 조짐이다. 당 쇄신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21일로 예정된 경선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경선 후보들은 선거 준비에 여념이 없다. 특히 친박(친 박근혜)으로 분류되는 최경환 의원이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서면서 경선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황우여 의원은 17일 "최 의원이 정책위의장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18일 오전 10시에 최 의원과 함께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 의원은 "고심 끝에 당을 위해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무산된 상황에서 중립 인사인 황 의원과 짝을 이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맡게 되면 당 화합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위 설득에 결심하게 됐다" 밝혔다.

최 의원은 친박 성향이면서도 수석 정책조정위원장을 맡아 당 주류와 호흡을 맞춰 계파에 관계없이 당내 거부감이 적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위의장 후보 1순위로 여러 차례 '러브콜'을 받았다.

중립 성향인 황 의원과 친박인 최 의원이 조를 이루면서 일각에선 '화합형 원내지도부' 이미지로 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무성 카드'의 대안으로 떠오를 경우 중립 성향과 친박 의원뿐만 아니라 친이(친 이명박) 온건파도 동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 전 대표도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 때와는 달리 최 의원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최 의원의 정책위의장 도전을 사실상 묵인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정현 의원은 " 전 대표가 원칙과 정도를 벗어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밝혔다. 또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은 원칙을 벗어난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경선에 출마해 공정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것인 만큼 박 전 대표가 언급할 이유가 없다" 덧붙였다.

최 의원도 "번 결정과 박 전 대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말했다. 하지만 최 의원과 박 전 대표의 '관계'를 의식하고 있는 친이 일각에선 최 의원의 박 전 대표측의 이 같은 반응을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반면 원내대표 후보로 친이 의원 다수의 성원을 받고 있는 안상수 의원과 정의화 의원의 저력도 만만치 않아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15일 민주당 원내대표로 강성 이미지인 이강래 의원이 선출된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안 의원이 민주당의 강성 지도부에 맞서 이명박 정부의 집권 2년차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강한 지도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 받는다. 안 의원은 친박 성향으로 여의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김성조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지명했다. 정 의원은 서울 지역 재선인 이종구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다. 정 의원은 대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화합형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원내대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2차 투표가 진행된다. 이를 감안할 때 2차 투표에서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도 있다. 당 관계자는 "2차 투표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위기의식을 느낀 친이 의원들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고 친박을 포용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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