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섬나라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 2009.04.23 12:03

[CEO에세이] 역사가 말하는 오늘의 지혜

흔히 일본인을 ‘섬나라 왜X’이라고 비아냥댄다. 또 중국인들을 ‘장꿰이’라고 흉본다. 하지만 반도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국이 섬나라다. 삼면은 바다이며 북쪽은 비무장지대로 막혀 있다.

어떤 면에서는 사방이 트인 일본만도 못하다. 한국인들이 살아남자면 매순간 열린 마음으로 조심하고 화합하고 겸손해야 한다. 한국이 900회 외침에서 살아남은 것 자체가 기적이다. 그러자니 말(馬)과 여자와 재물을 바쳤다. 민초들의 고통이 그만큼 처절했다.

20세기 후반부터 경이로운 발전을 이룩했다. 자타가 놀라다시피 한국은 경제규모로는 세계 15위 정도의 국가가 됐다. 군사력도 놀랍다. 60만 대군을 보유하고 연간 210억 달러가 넘는 세계 8위의 군사비 지출 대국이다.

단지 국토만 9만9500 k㎡ 정도로 100위 이하의 나라이긴 하지만 21세기는 국경을 넘어 희망이 열려 있다. 그런데 왜 한국은 사방의 눈치를 봐야하나? 중국과 러시아는 대륙국가로서 미국과 일본은 해양국가로서 패권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한반도는 두 동강이 나서 으르렁거리는 형국이다.

◇기적의 나라, 또 난제가 산적한 한국

또한 한국은 아직도 난제가 산적한 나라다. 투명성은 OECD국가 중 꼴찌, 행복지수는 세계 100위, 자살율은 세계 11위를 하는 나라다. 또 “10억을 받으면 감옥에 10년 있어도 좋다”는 청소년이 18.8%, 5명에 1명꼴인 나라다. 아직도 X-파일, 비자금, 여배우 상납 등 지도부 타락이 여전한 나라다.

이런 판에 요즘 정부의 국가경영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터졌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PSI) 참여를 두고 외교· 안보라인에서 제각각 혼선을 빚었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현안을 둘러싸고 부처간, 당정간 정책조율을 치밀하게 해야 한다”고 나섰겠는가. 노후차량 세금감면,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등 모두가 파편 쪼가리 같다. 이런 일들은 마치 되풀이 되는 역사의 재현같아 몸서리 쳐진다.

일본에 파견된 통! 신정사 황윤길은 일본이 침략해 올 것이라고 했다. 통신부사 김성일은 반대였다. 율곡 이이는 10만 양병설을 주장했다. 서애 유성룡은 민생고를 이유로 반대했다. 인조 17년 1639년 당시 인구가 150만 명 남짓했다. 그러니 1583년의 10만 양병설은 이상론일 뿐이었다.


더구나 군대를 키우면 항상 쿠데타를 당해 온 전제군주로서는 적극적일 수 없었을 게다. 고려의 왕건 군벌이 그랬고 조선의 이성계 장군이 그랬다. 다만 율곡과 서애를 통합하는 슬기로운 현실적 대안이 없었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20세기 후반에도 5·16과 12·12 쿠데타를 겪었다. 더욱이 군인출신 대통령과 그들의 천문학적인 부패가 ‘율곡사업’ 같이 엄숙한 군사비를 통해 자행되기도 했다.

◇북한문제 이면에는 미·중의 패권 다툼이 있어

북한문제 이면에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 다툼이 엄존한다. 이 판국에 기획재정부는 중국을 자극하는 보도자료로 내보내 말썽이 되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한국이 위협을 느낀다”라는 제목의 서울발 외신보도가 단초였다. 실질적으로 한국이 실속없이 중국을 집적댄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몇몇 멍청한 한국인들이 만주 벌판의 광개토대왕비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러면서 만주가 고대 한국 땅이라고 촐싹거렸다.

TV드라마도 덩달아 춤을 췄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맹랑한 일일 것이다. 남북통일 시켜주면 만주를 내놓으라고 할 것이 뻔한 일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고구려는 중국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졸지에 고구려는 고대 중국의 지방정부가 되었다.

한국은 속수무책이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CEO들은 거북했다. 중국의 당나라가 왜 신라와 손잡고 그들이 한반도를 통일토록 했겠는가. 영남정권 신라의 김유신과 그들이 예뻐서가 아니다. 고구려가 통일하면 동북3성이 귀찮아지기 때문일 것이! 다.

‘열린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명찰하면서 국민총화’를 이룰 때 국가와 기업의 미래가 있다. 그것이 역사가 말하는 오늘의 지혜다. (한국CEO연구포럼 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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