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과 기존 직원들 간 임금격차가 발생하고 경기회복 이후 명확한 임금회복 시점 및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대량실업사태를 맞아 잡 셰어링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표준협회 최고경영자 조찬간담회에서 "일자리 나누기를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와 같은 국가 브랜드로 만들자"고까지 제안했다.
이 장관은 "기업들이 일자리를 나눠 대량 해고를 하지 않고 잘 버틴 뒤 경기가 다시 살아난다면 일자리 나누기가 금모으기보다 의미 있는 '내서녈 브랜드(국가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자본주의와 시장주의를 지향하면서 이런 방식의 위기 돌파가 가능하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잡 셰어링 개념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달 15일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다.
일자리 유지와 창출을 위한 예산 조기집행 대책을 의제로 한 이날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을 안정시켜 실질적으로 고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잡 셰어링 지시는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노동부 등의 건의를 수용한 조치로 알려졌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고 고용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잡 셰어링이 고용창출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낮추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주요 국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업계의 대졸 초임을 비교해 보면 미국은 61%, 일본은 135%, 한국은 207%로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며 대졸 초임 인하 필요성의 운을 뗐다.
김기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한발짝 더 나갔다. 김 부의장은 “고용증대를 위해 대졸 초임을 낮추는 방안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며 "공기업에서 먼저 선도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잡 셰어링의 출발점이 된 공기업과 금융기관 대졸 초임 삭감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이다.
이 같은 제안에 이 대통령은 “한 번 검토해 보자”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이영희 노동부 장관에게 대안 마련을 지시 했고, 이 장관은 "개별 기업 상황에 맞춰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고통분담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공기업이 최대 30% 임금 삭감하는 방안을 발표했고,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등 금융기관도 대졸 초임 연봉을 20% 삭감하기로 하는 등 잡 셰어링이 급속히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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