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협력업체 "~달라" 아우성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9.02.18 17:31

기업은행장 '타운미팅'…금리↓ 만기↑ 신용등급→

18일 오전 경기 안산시 안산상공회의소에 이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 5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기업은행이 올 들어 처음으로 마련한 '타운미팅'. 참석자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

◇줄도산 공포에 떠는 협력업체=시작부터 성토가 쏟아졌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자동차 협력업체의 목소리가 컸다. 2차 협력업체인 L사 황모 사장은 "지난달 새모델인 'C200'의 부품을 납품했는데 중도금 10억원을 못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18일 안산상공회의소에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 50명이 기업은행의 '타운미팅'에 참석해 금융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5개월 전부터 관련 장비에 쏟아부은 돈이 한두 푼이 아니어서 'C200'이 예정대로 출시되지 않으면 줄도산은 불을 보듯 하다고 했다. 황 사장은 "업체별로 수십 억원의 중도금이 묶여 하청업체 어음을 막지 못하고 있다"면서 "휴업은 기본이고, 눈물을 머금고 직원을 해고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나 GM대우 협력업체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감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은행 문턱이 높아졌다며, "융자비율을 종전 80%에서 90%로 올려달라" "신용등급이 떨어져도 대출금리를 깎아달라" "엔화대출 만기를 연장해달라" 등 건의가 줄을 이었다.

GM대우의 협력업체 E사 최모 사장은 "아침에 GM대우 임원과 통화했는데 임금삭감을 포함한 자구안을 제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아시아 자동차업체가 줄줄이 부도난 상태여서 상반기만 잘 버티면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당장이 문제다. 수주가 끊기지 않았지만 자체 자금으론 추가 설비투자가 어렵다. 그는 "부품을 개발해도 2년이 지나야 매출이 일어난다"면서 "융자비율을 상향 조정해 설비투자 대출을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들 업체는 결산이 마무리되는 '3월'이 가장 두렵다. 원자재값이 500%까지 뛰고 환율 악재까지 겹쳐 매출이 급감했다. 현대·기아차 2차 협력업체 사장은 "신용등급이 떨어질 텐데, 은행들이 대출을 안해주거나 금리를 아주 높게 받을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인력수급난도 겹쳤다. 한 업체 사장은 "휴업기간에 회사를 떠난 직원이 있어 인력을 충원하고 싶어도 휴업수당을 못받을까봐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휴업기간에 직원을 뽑으면 수당이 끊긴다.

◇"신용등급 조정제도 도입을"=이런 지적을 일일이 메모한 윤용로 행장은 우선 "금융위기 등 외부요인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거라면 등급조정제도를 이용해 현 등급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 이를 건의해 긍정적인 답도 얻었다고 전했다.

윤 행장은 또 "보증기관과 손잡고 보증한도를 초과해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특례보증을 1조5000억원가량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시설자금뿐 아니라 운전자금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산업이 세계 5위라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대기업에 종속된 게 사실"이라면서 "현대·기아차 등과 상생협약을 통해 협력업체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은행의 고충도 털어놓았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는데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다는 비판에 대해 "석달이나 1년단위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가 곧바로 떨어지지 않는 구조"라면서 "신용위험도가 높아진 것도 금리하락을 막고 있다"면서 이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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