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부실 자회사 "속터지네"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 2009.02.18 07:00

적자 SK브로드 통신사업 정비 걸림돌… 재무개선 우선추진될듯

SK 통신그룹의 사업 조정이 수면위로 올랐다.

SK텔레콤이 최근 SK네트웍스의 네트워크 사업 부문을 SK텔레콤으로 양수하는데 대한 조회공시에서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혀 사실상 밑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인정한 것.

SK그룹의 통신 사업 정리는 'KT-KTF 합병' 이후 어떤 형태로든 가시화될 것으로 점쳐져왔다. 문제는 유선 핵심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부실 상황이다. SK그룹 내 통신 사업 정비는 인프라 측면에서 네트워크 사업을 통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로 나뉘어있는 유, 무선 통신 서비스 사업 조정이 관건이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으로 인수된 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SK브로드밴드미디어와 같은 손자회사는 아예 자본잠식 상태다. 통신 사업 정비를 앞둔 SK텔레콤의 고민이 깊은 이유다.

▲SK텔레콤 통신 자회사 현황.
SK텔링크 실적은 2007년, SK브로드밴드는 2008년 <단위 원>
◇'부실 덩어리를 합병하라고?'

SK텔레콤이 90.77%의 지분을 보유한 SK텔링크는 지난 2007년 기준 매출은 2351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9억원, 187억원이다. 비록 매출이 조 단위는 아니지만 건실한 재무구조에 경영실적을 자랑한다.

이에 비해 SK브로드밴드는 정 반대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조861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27억원의 손실을, 당기순손실도 988억원에 달했다. 4분기 일시 영업비용 증가에 따른 결과라지만 SK브로드밴드 임원들조차 "회사 부실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토로할 정도다.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미디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매출은 584억원 규모지만,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60억원 규모의 자본금은 10배 자본 잠식된 상황. SK브로드밴드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올 초 1000억원을 유상증자했지만, 여전히 1000억원 가량 자본 잠식 상태다. 부채도 4000억원이 넘는다.


합병 당위성이 높다 해도 이런 재무구조 상태인 자회사를 SK텔레콤에 합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부실 사태를 SK텔레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하는데 SK텔레콤의 주주들을 설득하기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SK텔링크와 합병을 우선 추진하는 것도 답답한 노릇이다. 유선 사업을 하나로 합해 시너지를 기대하더라도 흑자 기업과 적자 기업을 합병하는 게 썩 내키는 일은 아니다.

◇SK브로드 계열 고강도 조정 불가피

이런 이유로 SK텔레콤이 SK네트웍스로부터 네트워크 부문을 이관 받아 SK브로드밴드에 현물출자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일종의 자구책으로 평가받는다.

유선 인프라를 SK브로드밴드로 합치는 것은 형식상 그럴 듯하지만, 궁극극적으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면 굳이 밟지 않아도 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네트워크 부문을 SK브로드밴드로 현물 출자하는 방안에 대해 "SK텔레콤의 추가 현금투자 없이 SK브로드밴드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SK그룹 내 통신 조정은 내년 2월 이후에나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한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합병하기 위해 부담해야할 청산세가 SK브로드밴드 인수 2년 후에 없어지기 때문에 연내 추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관계사와 합병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경영의 심각성을 나타냈다. 연내 SK브로드밴드와 계열사의 고강도 업무조정도 예상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