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부동자금, "한은 밖에 없어"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황은재 기자 | 2009.01.09 16:10

한은 RP 매각에 80조원 몰려...신용물 시장은 기웃거릴 뿐

초저금리 시대에 시중 은행을 중심으로 한 부동자금이 갈 곳을 몰라 방황하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이 20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금융권은 정작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이다.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등을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욱 강화되며, 우량 중소기업 등 필요한 곳에 자금이 돌지 않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이 실시한 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결과를 보면 부동자금의 실태를 엿볼 수 있다. 이날 매각에는 무려 79조6500억원의 자금이 응찰했다. 직전 사상 최대규모였던 지난해 12월 26일의 44조5500억원에 비해 배 가량 많아졌다. 5개 국내은행에서만 10조원 이상이 쏟아졌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뭉칫돈을 굴릴 곳이 없어 RP 매각에 몰렸다. 한은은 이중 14조원만을 낙찰하고 나머지를 은행에 돌려보냈다.


RP 매각으로 소화하지 못한 자금은 콜시장을 거쳐 하루짜리 단기자금을 맡기는 한은의 자금조정예금(이자가 기준금리보다 1%포인트 낮다)으로 몰리게 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준금리를 잇따라 내려 시중 은행의 여윳돈을 기업어음(CP), 회사채 등 크레디트물(신용물)로 유도하고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일부 자금이 신용물을 기웃거리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중은행들이 투자하지 않고 쌓아두고 있는 단기자금만 무려 80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향후 신용물의 금리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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