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들의 원화대출은 3조5000억 원으로 10월 7조3000억 원의 48%에 그쳤다. 대기업 원화대출이 1조원에 못 미치는 9000억 원으로, 전달 4조80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일부 건설사 등 대기업들의 부도사태가 잇따르면서 은행들이 대기업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것이다. 대기업 대출이 1조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 1000억 원 이후로 처음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정부의 유동성 지원 대책 등에 힘입어 전달과 거의 같은 2조6000억 원 증가를 유지했다.
회사채와 CP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은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어음(CP)는 CP-CD금리 스프레드 확대에 따라 CP매입 유인이 커지면서 초우량물을 중심으로 11월 20일 기준 3조3000억 원 순발행됐다.
가계대출은 11월 3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돼 전달의 1조4000억 원에서 1조8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8조9575억 원 증가해 10월 21조5646억 원의 42% 수준이었다. 특히 10월 19조 원에 달했던 정기예금 증가액은 11월에 1조8853억 원으로 크게 감소해 지난 7월(1조8961억 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양도성예금증서(CD)는 발행 여건이 악화되면서 2조4000억 원 감소했고, 은행채는 전달 4000억 원보다 증가한 2조1000억 원이 순발행됐다. 정부의 유동성 공급 대책으로 은행채 금리가 하락세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10월 2조400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인 2조8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단기여유자금 유입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가 11월 5조7000억 원 늘었다. 주식형은 전달의 3조4000억 원 감소세에서 1000억 원 증가로 돌아섰다. 채권형(-1조3000억 원), 혼합형(-8000억원), 신종펀드(-9000억 원) 증가액은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은 2001년부터 마이너스를 보였다가 올해 인수합병(M&A) 자금수요로 크게 증가했다"며 "일부 대기업에 신용불안 사태가 불거지자 은행들이 대기업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대출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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