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스왑, 내년 큰시장 열린다"

더벨 황은재 기자 | 2008.12.08 10:48

[올해의 외환딜러 - 인터뱅크 부문] 이병섭 신한은행 FX스왑딜러

이 기사는 12월05일(16:0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병섭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사진)은 FX스왑시장에서 20억달러 규모이던 하루 평균거래량을 10월 이후 2~3억달러 수준으로 줄였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달러/원 환율은 출렁거렸고, 신용경색이 확산되면서 위험관리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셈이다.

이 차장은 "거래 규모가 상당히 컸지만 10월부터는 큰 거래가 많지 않았다"며 "더 벌기 보다는 잃지만 말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우선 자금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치며 외화 자금을 확보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부실이 드러나면서 전세계에 있던 달러 자금이 미국으로 들어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12년차 베스트 딜러의 예상은 적중했다.

외국인들은 주식과 채권을 팔아치우며 국내에서 투자자금 회수에 나섰고 국내 외화자금시장은 말 그대로 대란을 겪었다. 그 가운데 나온 한국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간의 통화스왑 체결 소식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차장은 "전세계에 있는 달러가 미국으로 빨려가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해 달러를 가져올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며 "올해 가장 큰 사건"으로 꼽았다. 한은이 12월 들어 통화스왑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외화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숨 구멍을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되겠지만 연초에는 금융회사들이 움켜쥐고 있던 달러를 풀면서 자금 경색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차장은 "미국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 수급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시장 여건이 다소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당장 12월 외화자금 시장은 "예측 불가"라고 털어놓았다. 연말 요인 때문에 외화자금 수급은 당분간 수요 우위가 될 수밖에 없고 스왑포인트가 하락할수록 불안심리가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FX스왑 시장은 딜러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차장은 "금융회사들이 신용경색이 풀릴 때까지 자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할 것"이라고 운을 땐 뒤 "내년이 되면 그래도 딜러들은 돈을 벌어야 하고, 신용위험이 계속된다면 단기로 자금을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FX스왑 시장의 거래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과 '지나치게 높은 해외펀드 등의 헤지 비율'은 개선돼야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시장 심리와 수급 구조를 잘 이용하면 딜링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결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차장은 "FX스왑에서 바이&셀(Buy&Sell)이 많아 스왑포인트가 하락하면 기업체들이 선물환을 팔기 시작한다"며 "선물환율이 떨어지기 전에 선물환을 파는 것이겠지만 심리적으로 쏠리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선물환율 하락에 이익을 누리는 쪽은 결국 외국인들이라고 전했다.

또 "해외펀드의 경우 환헤지 비율이 80~90%나 돼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손실이 났고, 주가는 하락해 손실이 더 커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환헤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외환위기 전부터 외환 거래를 시작해 최근 10년간 격동의 외환시장을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1992년 조흥은행에 입행해 1997년 이종통화 딜링을 시작으로 외화채권 투자를 거쳐 2003년9월부터는 FX스왑을 담당하고 있다. 신한은행으로 합병된 이후에도 FX스왑 딜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포렉스클럽은 이 차장을 2008년 올해의 딜러, 인터뱅크(Interbank)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차장은 "어려운 시점에 상을 받게 됐다"면서도 "신한은행이 외환딜링을 잘한다는 이미지를 남길 수 있어 더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내년에는 초등학생인 아들과 자전거 타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시장이 안정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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