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헐값매각 '무죄'… 매각 속도낼까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11.24 14:43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옴에 따라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도덕적 비난'에서 자유로워진 만큼, 외환은행 매각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재판 결과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발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결과에 따라 향후 외환은행 매각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과 관련,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헐값 매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변 전 국장 등이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싼값에 팔기 위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전망치를 조작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조작됐다고 평가될 수 없다"고 봤다.

론스타 입장에선 외환은행 매각을 위한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이 사건의 직접적인 피고가 아니지만 '유죄'로 나올 경우 외환은행 매각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금융권 일각에선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론스타가 깊숙이 관여했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매각 원천무효'라는 주장이 힘을 얻을 얻을 것으로 봤다. 론스타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것.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1심에서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외환은행 매수자를 찾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론스타 입장에선 외환은행 매각을 위해 시장 상황에 좀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헐값 매각'이라는 도적전 비난에서 자유로워진 만큼, 외환은행 매각에 속도가 날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현재 론스타는 새로운 자문사를 선정해 인수 희망 기관을 대상으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다만 외환은행 주가가 주당 5000원대로 주저 앉았다는 점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적당한 매수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걸림돌이란 지적이다.

대주주 적격성 논란도 여전하다. 외환카드 주가 조각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다. 다만 2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터라 대법원 판결에서 그 결과가 쉽게 뒤집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에서 진행중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도 새로운 변수다. 금융감독 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심사해야 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심사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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