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둘러싼 KBS·MBC의 상반된 시각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8.11.19 15:46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둘러싸고 MBC와 KBS가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KBS 2TV '생방송 시사 360'은 미네르바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로 보도한 반면, MBC '뉴스데스크'의 진행자는 "미네르바의 한 수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시사 360'은 '미네르바 신드롬, 왜?'라는 제목의 꼭지를 통해 미네르바 신드롬의 현상과 원인을 분석했다. 그가 리먼 브라더스 부실을 예고하고 환율 폭등을 정확하게 예견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지만, 그의 발언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면이 더욱 강조됐다.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어두운 방 안에서 노트북을 통해 무언가를 작성하는 남성의 모습. '시사 360'은 '증권사에 다닌 적 있는 50대 남성'이라고 알려진 미네르바의 모습을 다소 어둡게 표현했다. 미네르바를 '위험한 인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묘사였다.

그의 발언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자들의 목소리도 비중 있게 다뤘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방송을 통해 "(미네르바의 발언이) 우리나라 금융시장 불안을 더욱 조장시켜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네르바의 예측 가운데 들어맞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면서 "(미네르바가) 한국은행과 IMF의 달러 스와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결국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한 부분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네르바는 IMF 달러 스와프를 체결하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는 논지로 글을 썼는데, '시사 360'이 이를 한국은행이 IMF와 달러 스와프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반면 '뉴스데스크'의 진행자는 미네르바에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 박혜진 앵커는 18일 '뉴스데스크' 마무리 멘트를 통해 "요즘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로 시끄럽다"면서 "찬반 논란이 있고 월간지에 기고가 실리고 비난방송까지 나왔다"며 '시사 360'을 우회적으로 지목했다.

신경민 앵커는 이어 "이렇게 된 까닭은 그의 분석이 정부보다 더 정확하고 논리적이기 때문"이라며 "누구인지 찾아내고 입을 다물게 하기보다는 미네르바의 한 수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프로그램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미네르바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해 논란을 일으킨 프로그램이 '시사 360'이라는 없다는 점에서 KBS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해석의 차이가 큰 만큼 시청자들의 의견도 달랐다. '시사 360' 게시판에는 "공정성을 잃었다", "정부의 입맛에 맞춘 방송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내용의 댓글이 2000개 이상 이어졌다.

반대로 신경민과 박혜진 앵커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두 앵커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 "속이 다 시원하다"는 칭찬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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