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 한미FTA 어디로 갈까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8.11.05 16:24

車문제 등 재협상설 탄력... 우리측 "재협상 없다" 일축

-美, 콜롬비아 등과 FTA 재협상 전력
-"우리 논리 개발해 오바마 정책팀 설득해야"
-한미FTA 美의회 비준, 내년 하반기나 돼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보자 시절부터 공공연하게 자동차 분야의 불공정을 이유로 한미FTA 재협상을 주장해 온 오바마가 공약의 ‘신뢰성’을 들어 재협상을 주장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통상정책 기조가 정립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우리의 대응 논리를 개발해 오바마 정책팀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미FTA 재협상 불가피?=오바마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보호무역이라기 보다 ‘공정무역’ 이다. 자유무역을 지지하지만 무역불균형은 용납할 수 없고 정부가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 모터스(GM)가 구제금융을 받고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이런 상황에서 한미FTA 재협상론이 탄력을 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 자동차 분야 등 한미FTA의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면서도 “오바마가 한미FTA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면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FTA 재협상이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국은 2007년5월 이미 신 통상정책을 반영하기 위해 콜롬비아, 페루, 파나마와의 FTA를 재협상한 적이 있다. 새 행정부가 새로운 통상정책을 만든다면 이에 따라 한미FTA 재협상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지난 5월 쇠고기 추가협상에서 보듯 방법을 달리할 듯 협정문에 수정을 가하지 않더라도 서한(편지) 등을 통해 협정 내용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이런 전망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미FTA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미FTA의 자동차 등 일부 특정분야만을 재협상한다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며 “미국 새 행정부가 한미FTA 내용을 검토해 보면 협상이 균형있게 돼 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재협상 불가방침을 재천명했다.

◇한미FTA 비준, 내년 하반기나 돼야=실제 미측의 FTA 협상 요구가 이어진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리가 먼저 한미FTA 비준동의를 받은 후 미측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한미FTA 재협상이 있을 경우 농업 등의 분야에서 우리측의 반발이 있을 수 있고 한미FTA 협상 자체까지 흔들 수 있다. 실제로 미측이 문제삼는 자동차 분야에서도 우리의 양보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채 원장은 “우리가 먼저 한미FTA 비준동의를 끝내고 바로 미국을 상대로 설득작업에 주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비준동의를 미리 안 받아둘 경우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엄청난 혼란에 휩싸인다”라고 말했다.

새 행정부의 탄생으로 한미FTA에 대한 관심 자체가 뒷전이 돼 한미FTA의 미 의회 비준은 내년 하반기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의 임기 내에 미국 의회 비준도 힘들 뿐더러 내년 상반기까지 내각 구성을 위한 청문회, 미국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 등 대외정책에 관심을 쏟기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진교 대외경제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한미 FTA 균형의 원칙을 강조하며 새정부 정책수립 전인 내년 상반기까지 우리의 논리를 개발해 미측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