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기술진, '급발진'논란 조사차 한국 파견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8.10.14 15:24

잇따른 관련 보도에 14일 본사 기술진 입국… 원인규명은 여전히 안개 속

↑ 지난달 사고를 일으킨 벤츠 S600 차량
벤츠코리아는 지난달 서울 도심에서 일어난 벤츠 최고급 S600 차량의 연쇄 추돌사고와 관련, 원인조사를 위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본사 기술진이 한국으로 파견돼 조사를 벌인다고 14일 밝혔다.

'급발진' 의심 차량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해서 수입차의 본사가 직접 기술진을 해당 국가로 보내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사건이 확대되면 나오기로 한 본사 기술검사반이 14일 입국한다"며 "사고 차량에 대한 본사 차원의 재검사 등 여러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사고는 운전자 측과 벤츠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있다. 벤츠코리아는 사고 직후 자체 차량진단을 통해 "차량 이상은 없으며 운전자가 액셀을 70%가량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반면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 급발진 사고임을 주장한다. 사고 차량의 보험사도 급발진 사고를 의심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급발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번 주 집중조사를 통해 법적 소송 등 일련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당시 길을 걷다 사고차량에 치인 한 50대 여성은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사고책임을 둘러싼 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논란이 지속되면서 유사한 피해를 당한 운전자들도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지난 7월말 벤츠 E220 모델을 몰다 급발진 추정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조모씨(71)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당했는데도 벤츠측에선 '알아서 해라'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벤츠 입장에서는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단을 강구해 논란을 가능한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벤츠가 본사 차원에서 기술진을 파견한 것은 한국에서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심각하게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며 "소비자를 돕기 위해 온다기보다 자사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는 것이 주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급발진 사고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갈수록 차량에 전자제어 장치가 많아져 상호 교란을 통해 오작동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차량 제조회사들이 급발진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급발진 사고가 차량결함 때문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1건도 없다. 차량 제조회사 차원의 연구도 전무한 상태다.

이번 돌진사고에 대한 조사 의뢰를 받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지난 10일 이 벤츠 S600 차량의 감정의뢰를 돌려보내며 "일반인이 봐도 급발진으로 보이는 사고조차 증명 할 방법이 없어 감정서에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한다"며 "차량을 가지고 직접 실험하기도 어려운 여건이라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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