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속 '기자의 재테크'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0.13 15:49

[말랑한 경제-카스테라]

13일 정부과천청사(기획재정부) 밖에서 후배들과 간단히 점심을 때운 뒤 과천 시내 한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금리가 고점을 친 지금이 채권에 투자할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렸고,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늦기 전에 채권을 사둬야 겠다는 생각에 서둘렀다.

때 마침 현금관리계좌(CMA)에도 돈이 500만원 정도 쌓였다. 요즘엔 개인도 100만원 이상이면 채권을 살 수 있다. 얼마 전까진 물가연동 국고채가 인기라더니 지금은 금융권 후순위채가 잘 나간다고 한다.

CMA를 털어 만기 1년6개월 짜리 삼성카드 채권 500만원 어치를 샀다. 삼성그룹 지배구도의 핵심인 삼성카드가 망할리 없다는 생각에서다. 연리 7.8%니까 그냥 CMA에 묻어둘 때보다 연 2%포인트는 더 받는다. 이자소득세를 떼고 나면 연 6.6% 정도가 남는다.

재정부 기자실로 들어오는 길에 청사 구내의 농협 지점을 들러 환전 창구로 갔다. 그동안 해외여행 다녀오면서 달러화, 유로화, 위안화를 조금씩 모아둔 게 있었는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일 때 환전하려다 타이밍을 놓쳤다.

점심 전에 보니 환율이 1200원대 중반으로 떨어져 있었다. 환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바꾸는게 나을 것 같아 농협에서 환전을 요청했다. "나중에 외국갈 때 환율이 지금보다 더 높으면 어쩌나" 고민도 했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낮을 것으로 봤다. 특히 위안화 값은 멀리보면 더 오를테니 묻어둘까 했지만, 기회비용을 생각해 바꾸기로 했다.


가져간 돈은 미화 182달러, 유로화 130유로, 위안화 2355위안이었다. 달러화는 1264원, 유로화는 1710원, 위안화는 173원을 각각 쳐서 받았다. 다 합치니 86만원이 나왔다.

달러화는 지난 5월초 은행에서 1022원씩 주고 바꿨던 것인데, 불과 5개월 만에 27% 수익이 난 셈이다. 위안화도 2005년말 134원에 샀었다. 유로화는 1300원선에서 매입했다. 줄잡아 86만원 중 20만원 정도는 환차익(?)인 것 같다. 굳이 여당에서 "장롱 속 달러 꺼내자"는 식의 운동을 벌이지 않아도 지금쯤 스스로 차익실현하는 사람이 꽤 있지 않을까?

기자도 생활인인데, 재테크를 안 할 수 없다. 하지만 주식에 직접 투자는 하지 않는다. 흔히들 "돈 벌려면 주식에 직접 투자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요즘 같은 시절에 꼭 번다는 보장이 없고 사내 규정도 까다로워서 제쳐뒀다. 사내 규정상 기자가 주식에 직접 투자했다가 단기간내 팔면 회사에 매매내역을 신고해야 한다.

작년까지 주가연계증권(ELS)에 조금씩 투자하다가 모두 상환받은 뒤 지금은 국내·외 적립식펀드 5개에 월 75만원을 붓고 있는 게 주식투자의 전부다. 2년째 투자 중인데, 주식 시황이 아무리 나빠도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 어차피 5년 정도 쌓을 생각으로 가입한 것이고, 적어도 3년 뒤에는 주식시장도 어느 정도 회복되지 않을까하는 기대에서다.

기대처럼 주식시장이 빨리 회복된다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금융시장 불안이 길어진다면 기자의 내집 마련 계획도 자연히 늦어질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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