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폐지 시위 강의석에 "병역의무 다하라"

머니투데이 김정주 인턴기자 | 2008.10.01 16:10
군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누드시위를 벌인 강의석씨(22.서울대 법대 휴학)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다.

강씨는 '국군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강남 테헤란로에서 '군대 없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반누드 시위를 진행했다. 그는 직장인들의 출근시간인 오전 8시부터 삼성역에서 강남역까지 상반신을 노출한 채 도보 행진을 했다. 붉게 칠한 등과 배에 황금색 글씨로 '?군대 꼭 필요해', '군대를 없애야 합니다'라는 선명한 문구를 써 넣었다.

지난 8월 말에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선수에게 "너도 군대 가"라는 글을 써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강씨의 튀는 행동에 대부분의 네티즌의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아이디 '역전에잔다'는 30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강의석군에게 바란다. 비양심자의 충고'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로 강씨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 "당신이 철없이 붉은 페인트에 온몸을 칠하고 거리를 활보할 때 이 땅의 젊은이는 그런 당신을 보호하려 지금도 젊음을 바쳐가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당신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병역의 의무를 다한 뒤 오늘의 철없음을 뒤돌아보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그를 지지하는 수많은 댓글이 뒤따랐다. 네티즌들은 "어린나이에도 이 나라를 지킨 조상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는 것이고 또 지금 우리가 잘 지켜야 후손들이 있는 것이다"(ID 김진숙),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수 천년동안 끊임없는 외침을 당해왔는데 그때마다 양심적으로 병역을 거부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한국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질 생각이 없다면 홀로 무인도에 들어가 살길 바란다"(ID 통제사), "강의석군을 소신 있고 멋진 청년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어제 뉴스를 보고 실망했다"(ID 그는ceo그릇인데) 등 날 선 시선을 보냈다.

또 강씨가 1일 '국군의 날' 행사에서 전신 누드시위를 비롯한 각종 퍼포먼스를 벌일 것으로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디 '성주'는 이날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평화를 갈망한다면서 주적이 뚜렷한 분단조국 현실에서 군대를 안 가겠다는 건 모순이다. 당신이 누리는 평화는 공짜가 아니라 2년이라는 병역의무로 갚아야 하는 빚이다"는 글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강의석 군대 가라고 하지 말라. 선임과 후임도 생각해 줘야한다. 조용히 감옥이나 가라"(ID 꼬순내), "군대에서도 안 받아 줄 것이다. 선동을 좋아하는 부류는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ID 형님) 등의 댓글을 남기며 강씨를 비꼬았다.

강씨의 미니홈피와 그가 운영하는 싸이월드 클럽에도 비난의 봇물이 터졌다.

특히 지난 달 20일 싸이월드 클럽에 강씨가 남긴 '막말' 댓글은 성난 네티즌들의 마음에 불을 붙였다.

"형 말대로라면 의병과 독립군은 승산 없는 싸움을 한 거잖아. 막강한 화력에 잘 훈련된 일본군을 상대로 어차피 질 것을 왜 싸웠을까?"라는 한 네티즌의 글에 "그러게 왜 싸웠을까? 조선이 그렇게 목숨 걸고 싸울 만큼 지킬 가치가 있는 나라였을까?"라는 댓글을 남긴 것.

네티즌들의 분노는 절정에 달했다. "만약 전쟁이 난다면 이 나라는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냐", "장난으로 말 한 건지 진심인지 모르겠다",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 것도 군인이 나라를 지켜줘서 안전하기 때문이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강의석 군대보내기 카페'까지 생겼다. 지난달 5일 개설된 이 카페의 회원 수는 현재 224명이다. 반누드 시위를 한 이후로 회원 수가 급속히 늘었다. 강씨에 대한 비난은 이곳에서도 계속됐다.

오는 6일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한 청년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성스럽게 돌아가신 조상을 모욕하다니 퍼포먼스 때 계란과 밀가루를 한 봉지씩 던져주고 싶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강씨를 비방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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