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겪는 어려움의 원천이 `안'이 아닌 `밖'에 있음을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이 어려움이 1998년 환란처럼 우리가 `나쁜 기업ㆍ나쁜 정책' 등으로 자초한 것이라면 지금은 주제넘게 투자할 때가 아니라 저지른 죄에 대한 국제적 벌을 달게 받아야할 시점일 것입니다.
지금 한국경제와 증시는 미국 주택대출에서 태생한 글로벌 신용경색에 의해 받지 않아도 될 피해를 '억울하게' 받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탈코리아'에 우리 스스로 편승해 낙담하거나 자해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외국인들은 자기 코가 석자나 빠져 더 먹을 수 있는 기회마저 포기하고 나가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이탈은 예견된 것이고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속도가 빨라진 것 뿐입니다.
우리에겐 이때가 잃었던 증시영토와 금융주권을 되찾고 우리가 키워온 기업가치를 우리가 향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구촌을 뒤덮은 금융먹구름이 더 장대비를 뿌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같은 위험을 감내해도 좋을 만큼 우리경제와 기업ㆍ금융사는 좋은 체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환란 후 고통스런 구조조정이 보약이 돼 지금 같은 난국에서 감히 중장기 투자를 공격적으로 펼칠 수 있는 든든한 '언덕'이 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글로벌 금융 악천후가 물러가면 뿌옇게 보였던 기업가치가 반짝반짝 빛나며 높은 수익으로 투자자의 노고에 보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외국전문가 조차 한국이 98년 환란을 되풀이 할 우려는 기우라고 잘라 말합니다. 외환보유액은 아주 넉넉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가계대출과 부동산경기에 걱정스런 부분이 있지만 금리 등으로 정책적으로 잘 관리하면 문제될 게 없습니다. 인수ㆍ합병(M&A)으로 고속성장한 기업그룹의 유동성이 걱정되지만 기업 현금흐름이 버티고 있는 만큼 기업발 위기를 걱정할 이유도 없습니다.
우리 기업의 시장가치는 황당한 수준까지 침식됐습니다. 상장사 중 주가가 주당순자산에도 못미치는 기업이 70%나 됩니다. 지금 시가총액은 우리나라 기업이 불과 10년도 못살 것이라고 생각해야 나올 수준이기도 합니다.
'비관이 최고조일 때 사라' '좋은 주식에 장기투자하라.' 지금이 존 템플턴, 워렌버핏 등 투자대가들이 금과옥조처럼 말한 투자법칙의 진가를 실험해볼 때로 보이지 않습니까? 강호병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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