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달러는 2470억달러로 추정되는 한국 보유 외환의 3%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로이터는 만기가 원화가 극도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워낙 민감한 시점에 돌아왔기 때문에 상황을 더 악화시켜 외환위기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 당국이 원화 약세 방어를 포기할 수도 있으며, 한국 정부가 휴지조각이 돼버린 미국의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흉흉한 루머도 돌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드와이포 에반스 투자전략가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문제는 이 채권이 방아쇠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돈이 한국에서 더 빠져 나간다'고 생각할 경우 대거 숏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당국 즉,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상황을 더욱 악화되게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7월까지는 100억달러를 투입하며 원화 약세를 방어하고 나섰다. 그러나 8월 이후에는 공격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투기세력들로 하여금 한국이 수출 호조를 위해 원화 약세를 방조하려는 것으로 비쳐졌다.
그리고 1일 채권, 주식, 외환 시장이 일제히 폭락하자, 시장에서는 지난 1997~1998년의 외환 위기가 다시 오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1900원까지 치솟았다.
ING 뱅크의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인 팀 콘던은 "한국 당국이 지난 7월초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처럼 시장에 개입해야만 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는 개입말고는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콘던은 "원화 가치가 무질서하게 추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원/달러 상승세를 막을 것은 별로 없으며 투자들의 혼란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원화가 지난 8월 약세를 보였음에도 한국은행에 왜 이에 대해 무심했는지도 수수께끼 같은 일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한국이 갖고 있는 단기 외채가 2222억달러 가량으로 많은 수준이며, 이 가운데 40% 가량을 한국에 진출한 외국 은행들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자금의 유출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들어 한국증시에서만 230억달러를 순매도했다.
에반스는 "현재로선 어느 누구도 한국을 (투자처로)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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