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공기업 '영남·고대 독식' 아니다"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7.24 11:39
- 현 정권 출범 후 신규 선임된 공공기관장 85명 이력 분석
- 영남 출신 기관장 36명->37명, 고대도 6명->7명으로 소폭 증가에 그쳐
- 금융공기업 등 알짜 공기업은 영남출신 인사가 독식해

청와대는 24일 현 정부 출범 후 공기업 기관장을 영남권과 고려대 출신이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과 관련, 근거가 빈약한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공기업 인선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논란이 재연되자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날 새 정부 출범 후 현재까지 신규로 선임된 공공기관장 85명의 이력을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전직자와 비교, 분석한 결과 지역별로는 영남권 출신이 36명에서 37명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수도권 출신 기관장도 17명에서 20명으로 증가한 반면 호남 출신은 19명에서 16명으로, 충청은 11명에서 1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영남권 출신 공공 기관장이 1명 증가하긴 했지만 언론에서 보도하듯이 영남인사가 기관장 자리를 독점하거나 약진하고 있다는 비판은 근거가 빈약하다"고 말했다.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를 졸업한 기관장은 참여정부 시절 32명에서 현 정부 들어서도 32명을 기록해 변동이 없었다. 연세대는 6명에서 9명으로 크게 늘었고, 고려대도 6명으로 7명으로 늘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졸업한 고려대 출신 인사에 대한 특혜와 배려가 있다는 비판 역시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했다.

경력별로는 공무원과 정치인 출신은 감소한 반면 기업인, 금융인 등 전문직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치인 출신 기관장은 참여정부 시절 10명에서 3명으로 대폭 줄었고, 공무원 출신도 과거 36명에서 29명으로 감소했다. 교수와 연구원 출신 기관장은 20명에서 26명으로, 기업인과 금융인 출신은 2명에서 9명으로 대폭 증가했고, 공기업 출신 인사의 내부 승진도 7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청와대는 재경부와 건교부 관료 출신이 독점했던 금융과 국토해양 부문 공기업의 경우 민간인 출신 기관장이 대거 발탁됐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산업은행과 도로공사를 꼽았다.

산업은행의 경우 재경부 1급 출신(김창록 전 행장)에서 외국계 증권사인 리먼 브러더스 대표를 역임한 민유성씨로 행장이 바뀌었고, 도로공사 사장도 건교부 1급 출신인 권도엽씨에서 류철호 대우건설 부사장으로 최고경영자(CEO)가 바뀌었다.

청와대가 이처럼 해명자료까지 배포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권 출범의 일등공신이자 특수 관계인 영남, 고려대 출신 인사들이 공기업 기관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인사비서실 측은 "공공기관장을 임명할 때 전문성과 역량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결과 공무원, 정치인은 퇴조하고 기업인, 금융인 등 전문직군이 약진했다"며 "일부 사례를 근거로 영남, 고려대 출신의 독식 운운하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 들어 임명된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 9명 중 7명이 영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편중인사에 대판 비난을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 진영욱 한국투자공사 사장, 이수화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내정자 등 영남권 출신 인사들이 알짜 공기업인 금융사 CEO로 대거 발탁됐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