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유가 내려도 물가 내리기 힘들것"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 2008.07.10 12:40

"하반기 물가상승률 5.2% 넘을 수도"… 금리 인상가능성 커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하반기 물가가 당초 예상했던 5.2%보다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묶여 있는 공공요금 인상 요인이 잠복해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지나친 쏠림이나 기대심리가 있을 때는 그에 대한 경고 및 시정조치는 필요하다고 밝혀 앞으로도 시장 개입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내년에도 경상수지 적자는 계속되고 물가 역시 관리 목표 수준인 3%대로 내려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최근 전망한 하반기 물가 상승률 5.2%에는 공공요금이 동결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만들어 진 것"이라며 "전기료와 가스요금이 하반기 중 현실화 된다면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일부 공공요금이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감안해 인상을 보류해 놓은 게 있다"며 "이런 점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만만치 않고 이것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더 높여 임금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제2차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가 상당기간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금통위의 전망과 함께 하반기 물가가 한은의 예상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아울러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고물가와 경상수지 적자 추세가 반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지난달 5.5%까지 오른 소비자물가가 4%대로 다시 내려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며 "유가가 갑자기 뚝 떨어진다고 해도 관성이 붙은 물가가 내려오는 것은 쉽지 않으며 내년에 3%대로 돌아 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없다"고 토로했다. 경상수지에 대해서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140달러 수준이 지속되거나 약간 내려간다고 해도 내년 경상수지는 적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조만간 순채권국에서 순채무국으로 전환될 수 있지만 경제위기라고 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고 이 총재는 밝혔다.

환율정책에 대해서는 외환시장 개입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장의 쏠림현상이나 지나친 기대감이 형성돼 있으면 외환당국은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우리 외환시장은 쏠림현상이나 지나친 기대심리 등으로 과잉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며 "(환율이)너무 한쪽 방향으로 증폭돼 경제안정을 손상할 염려가 있을 때 그걸 경고하거나 시정하려는 정책당국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환율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질 때까지 시장 개입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총재는 그러나 "외환시장 수급사정이나 그 근저에 있는 경제 기본 흐름의 방향을 외환당국이 바꾸거나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는 없다"며 "또 환율정책만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는 없으며 환율을 어떤 특정 수준으로 잡아매서 물가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생각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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