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M&A, 현대건설이 '키'

더벨 김용관 기자 | 2008.06.26 08:30

[증권업계 새판짜기②]기업가치 3조4000억원....우호지분 23%대

이 기사는 06월24일(14: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바이 코리아'로 상징되며 대한민국 대표 증권사였던 현대증권. 그 현대증권을 둘러싼 인수합병(M&A)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잊을만하면 다시 고개를 든다. 회사측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실체없는 설이 증시 주변을 꾸준히 맴돌고 있다.

현대증권은 과거 삼성, 대우, LG, 대신 등과 함께 국내 5대 증권사로 손꼽혔다. 1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끌어모았던 바이 코리아 거품이 꺼지며 위상이 급격히 하락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증권사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차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투자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신흥증권으로 눈을 돌렸지만 여전히 잠재적 인수 후보다.

최근 CJ투자증권을 인수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현대건설 M&A와 맞물려 현대증권 지분을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의 인수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현대증권의 매력

우선 규모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2조2600억원의 자기자본을 확보, 업계 3위로 부상했다. 자기자본이 많다는 것은 투자은행(IB)업무 등에서 투자 여력이 크다는 말과 같다.

최근 증시의 화두인 IB 업무와 관련 현대증권의 역량은 동급 증권사에 비해 뒤떨어지는게 사실이지만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연말부터 IB 조직 구축 등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3월말 현재 총자산은 8조9002억원, 총부채는 6조641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134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 현대증권은 지난 2007 회계연도에 매출 2조9667억원, 영업이익 2613억원, 당기순이익 1867억원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위탁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 분야에선 여전히 강자다.


주가는 올들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2만20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6월들어 1만원 초반대로 하락했다. 52주 최고가는 지난해 7월26일 기록한 3만4500원. 고점 대비 60% 가량 떨어졌다.

현대증권의 순수한 기업가치는

현대증권의 최대주주는 3428만주(20.17%)를 보유 중인 현대상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0.08%), 현 회장의 모친이자 현대엘리베이터의 대주주인 김문희씨(0.02%) 등의 지분율은 미미한 편이다. 이밖에 현대증권이 자사주로 481만주(2.83%)를 갖고 있다.

분기보고서 상으로 우호 지분은 약 23%에 불과하다. 수치상으로 현대상선 지분만 확보하면 현대증권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3월말 기준 순자산은 2조2591억원으로 시가총액 2조2100억원(6월23일 주가 1만30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평균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5배를 순자산에 적용하면 현대증권의 순수 기업가치는 3조3887억원 가량 나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기업가치는 크게 오른다. 최근 증권사 M&A에서 나타난 경영권 프리미엄은 대략 기업가치의 2배 정도. 따라서 현대증권의 매각가를 단순 추정하면 6조원 가량 나올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현대상선 가치만 따지면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참고로 현대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의 경우 현대건설(7.22%), 현대엘리베이터(18.89%), 현대중공업(15.3%), 현대삼호중공업(6.84%)의 지분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 코멘트>

◇정보승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현대증권 M&A설의 배경에는 현대건설이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싸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가운데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쪽이 현대상선-현대증권 등으로 이어지는 계열사를 한꺼번에 확보하게 된다.

현대그룹의 현 상황으로는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전에서 힘이 부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현대그룹이 자통법 수혜를 입은 현대증권을 매각해 현대건설 인수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계산이 성립된다. 이를 통해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 등 그룹 경영권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시장에선 현대중공업이 현대증권 지분 5%를 인수할 것이란 이야기도 돌고 있다. 즉 현대증권 지분 인수를 통해 현대건설 인수를 시도하는 현대엘리베이터와의 자금 커넥션을 끊으려 한다는 시나리오다. 따라서 현대건설의 매각이 끝나지 않는 한 현대증권은 계속해서 M&A설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현대증권 "M&A설 단순 루머"

이처럼 시장을 떠오는 '설' 또는 '추측'에 대해 현대증권측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다음은 현대증권측의 주장.

"최근에 시중에 나온 M&A설은 모두 단순 루머다. 전혀 말이 안된다. 그룹의 경영권이 흔들릴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현대증권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의 지분율은 큰 문제없다.

또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해외쪽을 접촉하는 등 자금상의 문제가 없다는게 그룹의 입장이다. 따라서 굳이 현대증권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이런 소문때문에 주가의 변동폭이 커져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에게도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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