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부터 삐걱대는 2기 청와대 참모진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6.23 10:36
-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 논문표절 의혹 제기
- 정 수석, 공정한 판단 때까지 발령 보류 요청
- 박미석 전 수석도 논문 표절 의혹에 시달려

쇠고기 파동으로 새롭게 등장한 2기 청와대 참모진이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1기 참모진이 취임 후 불과 100여 일 만에 전원 경질된데 이어 2기 역시 순조롭지 않은 모습이다.

2기 참모진의 발목을 잡은 것은 논문표절 의혹이다.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강부자(강남 땅부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명세빈' 즉 비(非)고려대ㆍ비(非)영남ㆍ비(非)자산가 등 '명백하게 세 가지가 부족한 인물'로 애써 진용을 구축했더니 엉뚱한데서 구멍이 뚫리는 양상이다.

정진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내정자는 23일 논문 중복과제와 자기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발령 보류를 자진해서 요청했다.

정 수석은 논문 표절 의혹이 몇 몇 언론에 제기되자 정정길 대통령실장에게 "논문 표절 의혹으로 새로 출범하는 대통령실과 비서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질 경우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 있다"며 "관련 학계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공정한 판단을 내릴 때까지 발령을 보류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정 수석은 "흔히 애기하는 표절도 아니고, 스스로 학자적 양심에 비추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 않는다"고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어쨌거나 물의 빚게 돼서 죄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정 수석은 지난 2000년 '21세기 사회와 열린교육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학술진흥재단(학진) 등재지 '열린교육연구'에 게재했다. 이 논문은 2년전인 1998년 강원도교육연구원 계간지에 실었던 논문과 제목과 구성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 수석은 2000년 논문 어디에서도 이같은 사전 발표 사실을 명기하지 않아 논문 중복게제 의혹을 받고 있다. 동일한 논문을 타 매체에 실을 경우 '언제 어디에 먼저 발표한 논문'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게 학계 관행이다.

이 논문은 자기표절 의혹도 받고 있다. 정 수석이 1997년 이화여대 조경원 교수와 공동명의로 '열린교육학회지'에 발표한 '현행 열린교육의 교수학습 방법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탐색'이라는 논문에 핵심적인 부분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또 2004년 한양대에 게재한 '지식기반사회의 특성에 비추어 본 학교교육의 개선방향'이란 제목의 논문에도 2000년 논문의 한 단락을 별다른 인용 없이 그대로 실어 자기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1기 청와대 참모진에서도 박미석 전 사회정책수석이 논문표절 의혹에 시달리다 땅 투기 의혹까지 드러나면서 사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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