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회장 13년만에 법정에… 내일 첫공판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 2008.06.11 11:14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8명에 대한 첫 공판이 오는 12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진행된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삼성그룹을 상징하는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고위 임직원들이 대거 법정에 서게 돼 주목된다. 이 회장은 지난 1995년 대선자금 사건으로 법정에 선 이후 13년 만의 출두다.

재판부는 삼성특검법에 규정된 대로 오는 7월 중순이전에 1심을 끝내기 위해 주2회씩 공판을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주 3회 공판을 진행하는 등 '속전속결'로 나선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딱 부러진 물증이 없을 수밖에 없는 사건의 특성상 증인들의 법정진술을 논박하는 것을 통해 범죄행위 증명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빠듯한 재판일정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 삼성 고위 임직원 대거 출두= 이건희 전 회장은 변호인 중 1인 정도만 대동한 채 단신으로 법원에 출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과 김인주 사장도 특별한 경호요원 없이 법정에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피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나올 때도 단신으로 나온 바 있다. 삼성그룹은 재판과 관련된 모든 일정을 변호인단에 일임하고, 재판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나 법원에서는 이 회장의 출두 시 혼란이나 우발적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특검은 지난 10일 있었던 5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에 법원 경호대를 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일반적으로 법원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건이거나 주요 인물이 출두하는 경우 자체 경비대를 통해 안전대책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특검은 법원 경호원을 지휘할 권한이 없어 준비기일에 재판부에 특별히 요청한 것이다.

△ 첫 공판기일 주요 내용은= 재판부는 12일 진행될 첫 공판기일에서는 특검 측과 변호인 측의 모두진술을 듣고 문서로 된 증거자료에 대해 증거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공판준비기일이 불과 이틀 전에 끝난 상황이라 본격적인 피고인 심문이나 법리공방을 벌이기에는 양 당사자 모두에게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과 재판 일정이 촉박하다는 점을 동시에 고려했다.

첫 공판에서는 특검측이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을 낭독하고 피고인 측에서 이에 대한 인정여부와 간단한 변론요지를 밝히는 모두절차가 진행된다. 이어 특검측이 증거자료를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제출하는 증거조사가 진행된다.

특검은 그동안 수사단계에서 작성한 각종 피고인, 참고인 진술조서와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작성한 수사기록, '삼성 X파일 사건' 관련 검찰 수사기록 등 4~5만쪽 분량의 증거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 향후 일정은= 재판부에서는 그간 진행된 5차례의 공판준비기일에서 오는 18일과 20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에 대한 증거조사와 증인 심문 등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24일 공판에서는 차명계좌를 이용한 주식거래와 그에 따른 양도차익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를 다룰 예정이다. 오는 27일에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사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한다.

1주일에 2회씩 공판을 진행하는 강행군이지만, 재판부는 만약 정해진 기일 내에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회 공판 사이에 추가로 공판기일을 잡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공판을 통해 에버랜드 CB와 삼성SDS BW의 저가발행 여부, CB와 BW의 실권 과정에서 이 회장과 구조본의 개입이 있었는지의 여부, 차명 주식 거래 과정에서의 부당이익 획득 여부를 놓고 특검과 삼성 변호인 측 간 공방이 예상된다.

특검 측에서는 사건의 전모를 밝혀줄만한 증거가 없는 만큼, 가능한 많은 증인에 대한 법정심문을 통해 피고인들의 논리의 허점을 공격한다는 계획이지만 빠듯한 재판일정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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