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李대통령, 인적쇄신은 언급안해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5.22 11:30
- "송구스럽다" 등 대통령 발언 수위, 예상보다 높아
- 靑 "진심으로 소통부재의 문제점 인정한다는 의미"
- "모든 부족 내 탓" 발언은 인적쇄신 없다는 것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소홀했던 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이라고 자책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하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데 더욱 매진하겠다"는 다짐으로 대국민 담화를 마무리했다.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청와대 안팎에서는 '대통령의 유감표명 수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높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지율이 20% 초반까지 떨어질 정도로 돌아선 민심을 달래기 위해 새 정부 출범 이후 빚어진 국정혼란에 대한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 고개를 숙일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국정의 총 책임자로서 자신의 책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라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사과, 유감표명 등 표현의 수위를 나름대로 생각해 봤다"며 "'송구스럽다'는 표현에는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 비판과 지적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감스럽다'고만 표현하고 넘어가기 보다는 '송구스럽다'고 말해 진심으로, 겸허하게 소통부재 등 문제점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이라는 대통령 발언은 "국정운영 전반의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남 탓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겸허하게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일각에서 요구하는 인적쇄신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새 정부 공식 출범후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일할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며 "시간이 좀더 흘러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시기가 오면 가능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 산 컴퓨터가 고장났다고 통째로 바꿀수는 없지 않냐"며 "현재로서는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를 바꿔 사용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정부부처와 협상라인에 대한 문책요구가 있지만 집단시위 등 축산농가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없었던 것은 쇠고기 수입재개 과정에서 물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과 결과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모두 저의 탓"이라는 대통령 발언도 "현재로서는 장관,수석 경질 등 인적쇄신보다는 비판과 지적을 수용해 더 열심히 국민 뜻 받들어 일하는게 필요하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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