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사료 허용?" 유럽서 광우병 논란 확산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5.06 11:14
-교차오염, 사료 재순환 우려
-미국은 비반추동물의 경우, 사용 제재 없어

유럽연합(EU)이 닭, 돼지 등에 한해 14년만에 동물성 사료 사용을 허용할 것을 검토하면서 광우병(BSE) 논란이 유럽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EC) 과학자들이 유럽내 광우병이 거의 사라짐에 따라 닭, 돼지 등 비반추 동물과 조류에 한해 동물성 사료를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결론지은 연구 보고서를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EU가 영국에서 광우병이 창궐해 동물사료 사용을 전면금지한 지 14년만인 내년초 일부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 과학자들은 다년간의 연구를 거쳐 초식동물이 아닌 닭, 돼지 등 비반추동물에게 동물성 사료를 주어도 주어도 안전하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이에 대해 데일리메일은 광우병 발병 사례가 거의 사라진 것이 EC 과학자들이 동물성 사료 안전성을 확신하게 된 주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돼지와 조류는 소와는 달리 잡식성이기 때문에 동물성 사료의 공급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 결과에도 불구, 동물성 사료 사용이 광우병 악몽을 부활시킬 것이란 우려를 완전히 씻어낼 순 없다. 교차 오염이나 사료 재순환에 따른 위험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닐 패리시 유럽의회 농업위원회 위원장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사료 순환 고리에 따른 오염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패리시 위원장은 특히 비반추 동물용으로 만들어진 동물성 사료가 소 사료로 오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광우병 파동이 영국을 휩쓸던 1990년대 농장을 운영했던 그는 닭과 소를 함께 기르는 농가에서 반추동물용 사료와 비반추동물용 사료를 완전히 구분해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며 언제든 양쪽 사료가 섞일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반추동물에서 추출한 동물성 사료의 비반추 동물 사용을 제한한지 않고 있다. 미국은 특정위험물질(SRM)이 포함된 동물성 사료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등 유럽의 경우보다 미국의 교차오염, 사료 재순환 위험성은 한층 높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일부 사육 농가 역시 동물성 사료 사용에 비판적이다. 안전성은 차치하더라도 굳이 소비자가 불안해하는 형태의 사료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럽의회가 동물성 사료 사용 부활을 강조하는 것은 비용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동물성 사료 사용 제한을 없앨 경우, 고공비행 중인 사료가격이 안정돼 농가의 비용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86년 첫 광우병 사례가 확인된 이후 영국에서만 약 18만3000건의 광우병이 발생했다. 또 1990년 이후 영국에서 vJCD로 숨진 사람의 수는 163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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