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강소기업이 국가경쟁력

김종현 유니테스트 사장 | 2008.04.22 10:20

학연·지연·혈연에서 벗어나 글로벌 마인드 갖춰야

언제부턴가 언론에 ‘강소국’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강소국은 말 그대로 작지만 강한 나라를 뜻한다.

강소국들은 국토의 면적이나 인구를 보면 그렇게 불릴 만도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강소국은 유럽에 위치하고 있으며 기술력을 앞세워 강대국 틈에서도 최고의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비슷한 의미로 '강소기업'을 생각할 수 있다. 강소기업 역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중소기업을 말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 강소국이라는 개념에 근접할만한 수준의 강소기업을 찾기는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수 많은 중소기업은 있으되 이 가운데 강소기업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먼저 강소기업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해 보자. 현시대의 기술 발전 속도는 가속도 상황에 있다. 즉, 과거 100년의 역사를 단 10년 만에 이룩할 만큼 진보가 빠르며 이러한 경향은 향후 미래로 가면 갈수록 더 빨라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산업은 특히나 이러한 속도전의 한 가운데에 있다. 큰 기업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빠른 기업이 이긴다는 말이 있듯, 이러한 산업의 중추에 있는 대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먼저 개발하여 기회를 선점하고 빨리 만들어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기술 분화가 빠른 이러한 분야에서 큰 덩치를 가진 대기업이 혼자 힘으로 속도를 앞서 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네트워크가 중요한 경영 화두가 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바로 최종 제품을 만드는 대기업과 이에 얽혀 있는 장비, 부품, 소재 등 수많은 중소기업을 통칭해 이르는 말이다. 예를 들어 삼성이 선두가 아니라 삼성의 네트워크가 선두인 것이다. 대기업 이외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중소기업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강소기업이 되어 있을 때 그 네트워크 경쟁력이 커짐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강소기업이 적다는 것은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고 또 그에 대한 대책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정부는 ‘대기업은 자율, 중소기업은 육성’ 이라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기대해 볼 만 하고 또 지켜 볼 일이다.

필자는 우리나라에 강소기업이 많지 않은 원인 가운데 한 가지만 짚어보고 싶다. 그것은 우리에게 글로벌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랜 세월을 유교적 전통에 입각한 서열화 사회, 불교에서 말하는 연의 사회에서 살아왔다. 아마도 이러한 영향이 비즈니스를 비즈니스로 풀지 못하는 한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시야를 넓혀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해야 할 때다. 지연, 혈연, 학연 등 인연의 사슬에서 벗어나 오로지 기술과 가격, 납기에서 경쟁력을 가진 업체를 내 네트워크 안에 수용하고 그들을 서열관계가 아닌 협력자이자 동반자로 인식할 때 강소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그러한 네트워크만이 치열한 국가간 기업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강소기업이 나와 기술적으로 세계를 이끄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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