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이번엔 잘했어" 다우416p↑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3.12 05:55

[뉴욕마감]연준, 금융권 직접수혈...5년반만에 최대 상승

"버냉키 이번엔 제대로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를 비롯한 5개 중앙은행의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발표가 뉴욕증시를 폭등시켰다. 2002년 7월24일 이후 5년 반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16.66포인트(3.55%) 폭등한 1만2156.81로 마감, 4일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서며 단숨에 1만2000선을 회복했다.

S&P지수도 47.28포인트(3.71%) 오른 1320.65를, 나스닥 지수는 86.42포인트(3.98%) 올라선 2255.76으로 장을 마쳤다.

개장전, 미 연준의 2000억달러 유동성 공급계획이 발표되면서 일제히 급등 출발한 미국증시는 장 중반 상승탄력이 떨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5개 중앙은행과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대책이 신용경색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수는 후반 들어 다시 상승 추진력을 회복, 3대 지수 모두 최고가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적어도 월가는 이번 유동성 공급조치의 시기나 방식이 다음주로 예정된 금리인하보다 신용경색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표정이다.

앤소니 콘로이 BNY컨버젝스 그룹 수석 트레이더는 "금리인하와 달리 매우 창조적인 방식"이라며 "연준이 문제의 핵심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퍼리스&컴퍼니의 채권매매 책임자 톰 디갤로마도 "연준이 마침내 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과거 금리인하시에도 일시적인 급등 이후 증시가 곧바로 다시 침체됐던 점을 상기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장기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전혀 변한게 없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빌 스톤 PNC자산운용 수석 투자전략가는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투입하기로 한 연준의 조치는 일시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겠지만 시장은 여전히 공포속에 높여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 금융권 최고 수혜..모처럼 웃었다

연준은 이날 'Term Securities Lending Facility'(TSLF)'방식을 통해 모기지 증권을 담보로 재무부채권을 입찰 매각,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키로 했다.

프래디맥 페니매 같은 국책 모기지 회사 뿐 아니라 사기업의 'AAA'등급 모기지 담보증권(MBS)도 담보능력을 인정해주기로 함에 따라 이같은 자산을 보유한 금융권이 당장 유동성을 수혈 받을수 있는 길을 터줬다.

기간도 하루이틀, 기껏해야 일주일이던 기존의 자금공급 방식과 달리 최대 28일까지 가능하도록 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길수 있는 여유를 금융권에 제공했다.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효과와 더불어 모기지 증권 기피심리를 완화시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채권이 소화될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직접적인 수혜는 최근 '마진콜'공포가 확산되면서 연쇄 디폴트사태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던 금융권이다.

씨티그룹 주가가 7.8%,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9.47% 급등한 것을 비롯, S&P 금융업종 지수가 7% 급등했다.

이번 조치로 보증채권 유통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국책 모기지 회사인 페니매가 10.6%, 프레디맥도 15%나 올랐다.

최근 파산위기감이 높아졌던 금융회사들도 일제히 급등했다. 연일 급락세를 기록하며 주가가 1달러 밑으로 추락했던 손버그 모기지는 이날 하루 무려 114% 반등하며 1.52달러로 올라섰다. 손버그는 이날 자산 매각없이 '마진콜'을 충족시키는 방법을 채권자들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FBI수사를 받고 있는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도 13.8% 급등했다.

개별 재료로 주가가 움직인 종목으로는 구글이 눈에 띈다. 구글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더블클릭 합병을 승인하면서 인터넷 광고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로 모처럼 6.3% 반등했다.

미국 최대 대부업체인 워싱턴 뮤추얼은 주식을 매각해 신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기대로 18% 폭등했다. 워런 버핏이 투자자로 나설 것이라는 루머도 가세했다.

시장의 전반적인 급등세 속에서도 주가가 약세를 보인 종목들도 적지 않다.
건강보험업체 웰포인트는 올해 수익전망을 하향하면서 주가가 29%나 떨어졌다. 전날 장 마감후 실적전망치를 낮춰 발표한 세계 최대 휴대폰 칩 메이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역시 주가가 3.5% 뒷걸음질 쳤다.

◇달러화, 반등세 '침체우려 완화'..유가는 강세지속

11일(현지시간) 오후 3시4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322달러로 전날에 비해 0.3센트 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모기지 증권을 담보로 금융권에 2000억달러에 달하는 신규 유동성을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신용경색 완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도 103.29엔으로 전날의 101.73엔에 비해 1.56엔 급등(엔화가치 급락)했다. 신용위기 완화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미국 증시 급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딩 여건이 형성되면서 엔화가치가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연준의 조치에도 불구, 한때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한 끝에 종가기준 최고치인 108.75달러로 마감했다.

4월 인도분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85센트(0.8%) 오른 배럴당 108.75달러에 장을 마쳤다. WTI는 장외 전자거래에서 한때 배럴당 109.7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 연준이 2000억달러의 유동성 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달러가치가 반등하자 한때 배럴당 107달러 아래로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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