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멘토 최시중 내정 놓고 '설왕설래'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3.02 19:02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판 정면돌파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Mentor 인생의 지도자)'로 불리는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이 2일 초대 방송통신위원장에 발탁됐다.

최 전 회장은 지난주초 내정사실이 공개됐지만 한때 '낙마설'이 흘러나오는 등 공식발표까지 상당한 우여곡절을 거쳐야 했다. 실제로 여권 내부에서 측근 전진배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제기돼 최시중 카드가 흔들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호,남주홍,박은경 등 장관 후보자들이 잇따라 불명예 퇴진하면서 최시중 기용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특히 방통위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대통령 최측근을 향한 야권의 거센 공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방통위원장으로 염두에 뒀던 최 전회장을 선택했다.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신문과 방송 겸영 허용 △ KBS2,MBC 민영화 △IPTV와 DMB,디지털방송 전환 등 민감한 현안을 다뤄야할 초대 방통위원장에 자신을 이해하는 측근의 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인선배경을 설명하며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균형감각을 유지한 최시중 내정자가 방송과 통신분야의 중립적인 위치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은 일찌감치 최시중 전 회장을 방통위원장으로 선택했다"며 "인선 발표가 늦어진 것은 (반대의견을 설득하는) 내부 조율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37년 경북 포항 출신인 최 내정자는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친구로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와 부장,한국갤럽 회장을 역임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 대통령이 1992년 정계에 입문할때부터 정치적 상담역,혹은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서울시장 도전을 권한 것도 최 내정자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경선 시절에는 이명박 캠프의 상임고문으로 전략 기획과 여론 대책을 주도했다. 당시 비공식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6인회의'의 멤버로 대통령에게 직언할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인수위원장,국무총리,국정원장 등 핵심요직의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를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 내정자의 청문회 통과에는 상당한 시련이 예상된다. 통합민주당은 "전문성이 없는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의 방통위원장 내정은 대통령이 직접 방송을 장악하려는 음모"라고 날을 세웠다.

우상호 통합민주당 대변인인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비유해 "최 내정자가 방통위원장이 된다면 그야말로 국민의 의식과 정보를 통제하는 '빅브라더'가 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디어 빅 브라더스', 이니셜로 하면 'MB 브라더'의 출현"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적절한 인선"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반영하고 책임있게 행정을 이끌어 나갈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생을 걸었었다.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편파적으로 방통위원회를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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