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통위장 "장군은 병과가 없다"

김희정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2008.03.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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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生걸었지만 편파적 운영 없을 것"

최시중 방통위장 "장군은 병과가 없다"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생을 걸었었다.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편파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일 기자들과 '상견례'를 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는 방송통신 융합을 진두 지휘하는 최고조직 수장으로서의 중립성과 전문성 시비를 희석시켰다. 최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기 때문에 오히려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내일 중 (기자들을) 보려고 했는데, 청와대를 비롯해 오늘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오늘은 복잡한 현안을 얘기하기 보다는 인사를 나누는 상견례로 봐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중요한 새로운 기구의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이것이 제가 충분히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고 전했다.



독립성과 전문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독립성은 방송과 관련해서 제기되는 문제이고, 전문성은 통신 쪽 면에서 부각된 지적이 아닌가 싶다. 언론의 독립성 문제는 전혀 여러분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2개의 직업을 갖고 살아왔다. 하나는 언론인, 하나는 여론조사기관이다. 두가지 모두 독립성과 객관성을 강조하는 직업이다. 두 가지 모두 스스로 충실하려고 노력해왔고 체화되다시피 해온 습관"이라며 "(저는) 방송이 가려고 하는 길에 상당히 훈련된 사람이고 오히려 독립성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것을 막아주는 방패막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오늘의 세계를 정보화 시대라고 한다면 신문이나 방송은 정보산업의 3차산업이다. 2차산업은 언론에서는 연합뉴스 같은 통신이다. 여론조사기관은 정보산업의 1차산업이다. 저는 정보산업 1, 2, 3차 산업을 두루 거쳤다. 그 정도의 전문성은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다만, 산업으로서의 통신은 전문성이 부족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지휘자가 반드시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전문성을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군대에서도 장군이 되면 병과가 없어진다. 어느 정상에 올라가면 특별한 세분화된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적인 식견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정보통신 방송 분야의 최고급 전문가로 위원들을 구성해서 방통위를 운영하겠다"며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 위원회를 운영해,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기 때문에 오히려 독립성을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이들은 모두 한 배를 탄다. 그 많은 식솔들 중의 한 사람으로 봐달라.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생을 걸었었다.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편파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여러분들(기자)을 보니 60년대 취재현장을 돌아다니던 시절이 떠오른다"며 "열심히 하세요. 저도 돕겠습니다"라며 말을 마쳤다.

최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여성부, 환경부, 통일부 등 내정자가 사퇴한 부처의 장관에 새로 임명된 후보자들과 함께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차관급인 4명의 상임위원에 대한 선임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1937년 경북 영일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 동아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한국갤럽 회장을 역임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이 속내를 털어놓는 몇 안되는 측근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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