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엔 다 미녀였는데…"-버핏 서한②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3.01 10:46

"헤알화 직접투자" "약달러·국부펀드 미국 탓"

-①에 이어-

◇ 잠자리 들때는 다들 미녀였는데

1993년 4억3300만달러어치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A주 2만5203주)을 주고 제화회사 덱스터를 산것은 내 생애 최악의 거래였다.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쟁력은 몇년도 안돼 사라졌다. (현금이 아닌)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을 매입대금으로 사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4억달러가 아니라 35억달러의 주주 가치를 날려버린 셈이다. 쓸모없는 회사를 사기 위해, 지금은 가치가 2200억달러나 되는 훌륭한 회사의 지분 1.6%을 없애버린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앞으로도 나는 더 큰 실수를 저지를 것이다. 바비 배어의 컨트리송 가사가 인수합병에서 너무나도 자주 범하는 이같은 실수를 잘 묘사해준다.
"잠자리에 들때는 다들 미녀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면 왜들 그리 못생겼는지..."

◇ 세금 12억달러, 겨우 정부지출 4시간분

2002년과 2003년에 걸쳐 버크셔는 페트로 차이나의 회사가치를 370억달러정도로 보고 지분 1.3%를 4억8800만달러에 샀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 회사 시장가치가 2750억달러로 늘어나자 이정도면 됐다고 보고 40억달러에 팔았다.

*이 거래로 우리가 국세청(IRS)에 낸 세금은 12억달러다. 이 돈은 미국정부의 모든 지출(국방비, 사회보장비...등 뭐든지 포함해서), 4시간분에 해당한다.

◇ 약달러 국부펀드, 미국 자신이 초래

요즘 외국의 국부펀드가 미국의 기업들을 사들이는 현상이 많이 회자된다.
이건 우리가 초래한 현상이지 외국정부의 음모가 아니다.
미국은 무역적자를 통해 매일 20억달러를 외국에 억지로 떠 안기고 있다. 외국 사람들은 미국에서 뭔가를 살수 밖에 없다. 미 국채가 아니라 주식을 사들인다고 해서 불평해서야 되겠는가.


약달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탓도, 중국 탓도 아니다. 다른 나라들도 똑같이 석유를 수입하고 중국산 수입품과 경쟁한다. 합리적인 무역정책을 펼치는데 있어 미국은 어느 특정국가를 탓하거나, 특정산업을 보호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을 모두 이롭게 하는 진정한 교역을 위축시킬 조치들을 취해서는 안된다.

◇ 헤알화에 직접투자

버크셔가 지난해 직접 외환투자를 한 곳은 딱 한군데이다. (놀라지 마시라)브라질의 헤알화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달러와 헤알을 스왑한다는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브라질 부자들은 가끔 안전을 위해 자기 재산을 달러로 묻어두곤 했지만, 요 몇년사이 이렇게 했었다간 재산의 절반을 날렸을 것이다.
2002년 헤알화의 달러대비 가치를 100이라고 했다면 작년말에는 그 가치가 199까지 올랐다. 다른 모든 통화가 그렇듯 달러대비 헤알가치는 매년 올랐고, 달러는 매년 곤두박질쳤다.
브라질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서 달러가치를 떠받치고 헤알화 가치 상승을 막았는데도 그 모양이었다.

◇ 과도하게 누리고 살아왔다

77세와 80세가 된 찰리(동업자인 찰리 멍거)와 나는 꿈을 이룬 뒤에도 운좋게 살아남아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훌륭한 부모를 만나 좋은 교육을 받았고, 멋진 가족과 건강을 누렸다. '비즈니스'유전자를 가진 덕분에, 우리사회에 더 많이 기여한 사람들보다도 훨씬 과도하게 누리고 살아왔다.

능력있고 유쾌한 동료들로부터 다양한 도움을 받을수 있는, 우리가 좋아하는 직업을 오랫동안 가질수 있었다. 매일매일이 우리에겐 흥분되는 나날이다. 탭댄스를 추면서 일하러 나오는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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