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신구건설과 은행株 하락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8.02.28 16:18

빚 못 갚는 中企 속출…은행 대출건전성 '관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신구건설 구하기'는 성공했다. 김성귀 신구건설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경제살리기'를 내세운 이명박정부가 출범하자 마자 중견 건설사가 부도가 났다는 것 역시 새정부 입장에서는 그리 반길만하지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은행들의 수익과 건설사의 부도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은행들은 건설업체 구하기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이미 은행들은 지난 20일 건설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

가계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2006년 하반기부터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산업대출금은 86조8352억원 증가했다. 1993년 통계작성이후 가장 규모가 크다. 증가율은 24.6%로 2002년(24.8%)이후 5년만에 가장 높다.

제조업 대출이 22조9825억원 증가하면서 가장 많았지만 건설업 대출도 만만찮았다. 지난해 11조7862억원 늘어나면서 무려 36.2% 급증했다.

건설업 대출이 늘어났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건설업체들의 부도는 빈번히 발생했다. 지난해 6월 부도를 낸 신일은 대표적인 예일 뿐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를 낸 건설사는 일반건설 113개, 전문건설 201개 등 총 314개다. 특히 3/4분기까지 60~70개 수준이었던 부도업체수가 11월 중 41개 업체가 문을 닫는 등 4/4분기에만 113개가 도산했다.


부도를 낸 기업이 많다는 것은 결국 돈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일반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2%다. 1%초반으로 낮은 수준이나 같은해 6월 1.0%에 비하면 0.2%포인트 높아졌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0.6%로 변함이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은행들의 최대 이슈가 자금조달 문제였다면 올해 최대 이슈는 대출건전성이 될 것"이라며 연체율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1%초반의 연체율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동산 관련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이 홍역을 앓았다. 게다가 이 홍역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복잡하지만 결국 대출금을 갚지 않은 것이 핵심이다.

2006년 하반기부터 급속도로 증가한 중소기업 대출. 보통 1년짜리 운영자금 대출이 많은 만큼 현재 상환과 차환이 이뤄줬거나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 은행들이 대출의 질을 낮추지 않고 기업들에게 대출했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신구건설 구하기에 나선 은행들의 모습에서 은행주의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과 은행주에 등을 돌린 외국인의 마음을 일부 엿볼 수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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