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건설 되살린 MB효과

더벨 김동희 기자 | 2008.02.27 15:36

경제살리기 찬물 우려 지원…김회장, MB와 친분

이 기사는 02월27일(15:0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신구건설의 최종 부도를 막기 위해 왜 그다지도 애를 썼을까. 아닌게 아니라 분양경기 침체로 어음결제에 실패한 신일, 세창건설, 우정건설 등에는 냉정하게 최종부도 판정을 내렸던 은행권은 밤샘 간호(?) 끝에 결국 신구건설을 살려냈다.

두 은행은 몇차례에 걸쳐 결제 마감시한을 연장해 줬고, 영업 부지점장과 RM(기업금융담당자)이 신구건설 사무실에 눌러앉아 새벽까지 자금조달을 돕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은행권의 활약을 이례적인 '사건'으로 평가한다. 각종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부실우려로 중소형 건설사의 부도가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은행권의 지원이 눈부셨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MB효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신구건설의 김성귀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후원금 1000만원을 지원한 바도 있다. 이는 일반인으로 지원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건설사 CEO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일성으로 내세우면서 선봉장으로 지목되는 건설업계 살리기에 은행들이 팔을 걷어 붙였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최근 건설사를 지원하려는 은행들의 정책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 20일 건설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키로 한 것은 물론 건설사가 추진하는 해외사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건설사 지원에 나서기로 결정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건설사가 부도날 경우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MB정권이 들어온 이후 경제부문에서 건설사의 활약이 중요해 진 만큼 은행들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측은 "부도어음을 결제하겠다고 통보한 이상 최대한 부도를 막기위해 지원하는 것은 은행의 당연한 책임"이라고 밝혔다.

1차 부도 규모가 17억원으로 소액에 불과했고 신구건설이 우량사업장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겠다는 의사를 밝힌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입금마감 기일인 26일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부도처리를 미룬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설명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중대형 건설사들의 부실이 나타날 경우, 은행권의 적극적인 지원은 오히려 부실을 키우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이 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는 믿음이 건설사의 모럴해저드를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은행 기업금융 담당자는 "해당 기업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금흐름이 막힌 기업의 경우 사무집기라도 팔아서 살리겠다고 은행에 메달린다"며 "과감하게 부실한 기업은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건설사를 추려나가는 것이 오히려 금융시장 혼란을 막는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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