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세계 최고학력 핀란드의 비밀

이서경 경희의료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 2008.02.21 18:13

[이서경의 행복한아이 프로젝트]

숭례문 방화 사건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애도를 표시하고, 방화범 개인 뿐 아니라 전 국민의 도덕성과 공동체 의식이 부족했던 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러한 도덕성이나 공동체의식은 한 순간의 각성이나 반성으로 쉽사리 바뀌지 않는 일종의 정신적인 습관이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개발하고 다듬는 과정이 없으면 갑자기 생길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들의 성공을 위한 교육에는 관심이 많지만, 도덕성이나 공동체 의식을 가르치는데 관심이 있는 부모는 적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03년에 전국 학부모 2천5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2%의 부모가 자녀 교육에서 기본으로 여기는 것에 ‘공부는 일단 잘해야 한다.’라고 답하였으나, 도덕성과 공동체 의식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많은 부모들이 관심 없어 하는 이러한 도덕성이 실제로 아이의 성공과는 관련이 없는 걸까?

'성공하는 사람들의 도덕지능'이라는 책에서 저자들은 확고한 도덕성과 성공 사이에는 깊은 관련이 있으며, 도덕성이 부족한 사람은 결국 실패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도덕성과 공동체의식은 리더쉽의 기본이며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아이들 사회에서도 도덕성이 발달한 아이, 다른 아이들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 공동체 의식이 있는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도 인기가 있고, 자신감이 있어 공부도 잘하는 경우가 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06년 학업 성취도 국제학력평가’(PISA)에서 세계 최고의 학력수준을 보인 국가도 바로 교육의 목표를 공동체 의식 발달에 두고 있는 핀란드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덕성과 공동체의식을 발달을 위해 가정에서는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첫 번째, 부모가 아이의 도덕성 및 공동체의식의 발달 단계를 이해하고 연령에 맞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유치원 아이들은 물리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동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실수로 10개의 꽃병을 깬 아이가 일부러 1개의 꽃병을 깬 아이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도덕적인 선택을 처벌 등에 의해서 결정한다. 예를 들어, 친구를 때리면 안 되는데, 그 이유가 “친구를 때리면 내가 좋아하는 뿡뿡이를 엄마가 못 보게 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인지적으로 타인의 관점과 사회적 기준에 대해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학령전기나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나쁜 행동을 했을 때 즉각적인 처벌로 아이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려 주고,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에게는 단순한 처벌보다는 보편적인 가치기준 혹은 양심에 호소하는 것이 더 적절한 방법이다.

두 번째, 도덕적 성장 과정의 핵심인 부모를 따라하는 동일시를 이해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행동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할 때 부모를 바라본다. 새로운 일을 할 때, ‘지금 내가 한 일이 잘 한 거예요?’라고 부모를 쳐다보는데, 이 때 아이들은 부모의 말보다는 행동이나 표정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흔하다.

친구 것을 뺏어서 노는 아이에게 부모가 말로는 ”그러면 안 돼“라고 하면서도 눈으로는 웃으며 암묵적으로 허용하거나, 부모 자신이 새치기를 일삼는다면 아이는 부모의 옳지 못한 행동을 마음에 새기고 부모의 말은 잊어버린다. 또한, 아빠와 엄마의 가치가 달라 은연중에 아이에게 서로 다른 명령을 내리게 된다면 아이는 그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도덕성 발달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세 번째,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란 가족이나 친구, 즉 남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자신의 느낌만큼이나 소중하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시끄럽게 떠든다면 옆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느낄지 생각해 보도록 하거나, 신문 미담 기사 등을 읽어주고 내가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면 기분이 어땠을지 감상을 이야기 하거나, 봉사 활동 등을 삶 속에서 습관처럼 자꾸 연습하는 실천적 교육이 중요하다.

최근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 아이와 함께 봉사 활동을 하러 오는 부모들의 교육이야말로 도덕성과 공동체 의식 발달을 위한 진정한 산교육이 아닐까 싶다. 현재 숭례문의 안타까운 모습도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의 장이 되어, 우리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어 있을 때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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