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내각, 능력보다 '지역·학벌 안배' 우선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2.14 12:29
청와대 수석 인사 때와는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조각 인사에는 지역·학벌 안배가 중심에 놓였다.

청와대 인사에서 능력을 최우선했다면 내각 구성에서는 능력보다 지역과 학벌의 '기계적 균형'을 추구했다. 도덕성 검증도 꽤나 까다로웠다. 이런 과정에서 5000명에 가까운 인물들이 입각과 탈락 사이를 오갔다.

◆ "충청·호남, 연세대를 포함시켜라"

이 당선인 측은 그동안 수차례 "조각 때는 국민화합형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청와대 수석 인사를 놓고 '실용'을 가장한 '편중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터여서 더욱 그랬다.

청와대 수석 인사의 경우 7수석 1대변인 등 8명 가운데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이 6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하버드대와 숙명여대였다. 지역별로도 충청, 호남, 강원 출신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유력한 조각 후보들을 보면 '비 서울대·고려대'가 대거 포함돼 있다. 여전히 서울대와 고려대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건국대 출신들도 있다. 초대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유력한 이윤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연세대)이 그 예다.

지역 안배도 고려한 흔적이 짙다. 모부처 장관의 경우 당초 영남 출신 인사가 1순위로 고려됐으나 지역 안배 차원에서 충청 출신 인사를 대신 쓰기도 했다.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유력한 정종환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과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인 이 부회장이 충청 출신이다. 또 농수산식품부 장관에 유력한 정운천 한국농업CEO연합회장, 특임장관 후보인 남주홍 경기대교수는 호남 출신이다. 강원도 출신으로는 국방부 장관으로 유력한 이상희 전 합참의장이 있다.

환경부 장관의 경우 처음부터 여성을 뽑기로 정하고, 박은경 YMCA연합회 회장을 낙점했다. 40·50대가 주류였던 청와대 수석 진용과 달리 조각 유력 후보군에는 60대가 대거 포함된 것도 특징이다.

◆ 음주운주 경력으로 탈락하기도

내각에 대한 까다로운 도덕성 검증은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였다. 1순위로 거론되던 인사가 음주운전 경력으로 탈락한 사례도 있었다. 유력 후보가 재산이 공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자리를 고사한 경우도 있었다.

이 당선인의 인선팀은 조각 후보군의 친인척의 과거 부동산 거래내역까지 확인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을 고려한 때문이다. 본인과 자녀의 병역기피 의혹도 확인 대상이었다. 여기에 국세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의 직원들까지 동원됐다. 인사 검증은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 롯데호텔 콘퍼런스룸 등에서 철통 보완 속에 이뤄졌다.

유력 후보군들이 도덕성 검증에서 낙마하면서 불가피하게 함량이 부족한 인사가 낙점된 경우도 없지 않았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당선인은 "일만 잘하면 되지, 무슨 기준이 이렇게 까다롭나"며 불만을 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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