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관리소홀' 문화재청 폐지하라"

김경훈 기자 | 2008.02.11 12:24

국보1호 숭례문 전소에 충격…기관 관리소홀 맹질타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잿더미가 되자 인터넷세상도 큰 충격에 빠졌다.

더욱이 관할 당국의 관리소홀과 허술한 대응이 초기 진화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문화재청 등 관리·감독기관에 대한 네티즌의 질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국보 1호 숭례문

당초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숭례문이 목재 건축물임을 감안해 기왓장 등 일부를 해체하고 진화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숭례문의 관리를 맡고 있는 문화재청은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만큼 일반 화재와 같은 방식으로 진화하지 말고 신중해 달라는 주문을 소방당국에 전달한 것.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문화재청과 소방당국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불길은 거세졌고 국보 1호 숭례문은 한줌의 재가 되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네티즌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문화재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화마에 쓰러진 국보 1호 숭례문의 처참한 모습을 접한 네티즌들은 당혹감을 넘어 좌절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인가? 이번 기회에 폐지돼야 마땅하다", "저렇게 엉망으로 관리를 해온걸 보면 이번 화재는 당연한 것 아니냐" 등 감독당국의 허술한 대응을 질타하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자존심 1호'가 무너졌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눈물이 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부끄럽다", "복원이 되더라도 의의가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가 국보를 관리하는 게 이것밖에 되지 않는지…"등 참담하고 허탈한 심정을 담은 의견들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완벽한 대책 없이 일반에 개방한 데 문제가 있다. 부작용까지 예측해 일반인의 접근이 쉬워지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책을 세웠어야 했다. 문화재는 가까이 두고 즐기는 것보다 보존이 우선인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심정이다"며 이번 사고의 본질을 짚어보면서 당국의 반성을 촉구하는 차분한 의견도 눈에 띈다.

한편 이번 숭례문 화재를 놓고 '신비주의적' 해석을 내놓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이들 해석에 따르면 풍수지리는 서울은 관악산의 화기에 무방비로 노출된 도시로 숭례문은 관악산의 불기운을 누르기 위한 부적과도 같은 존재다. 숭(崇)은 '높인다', 예(禮)는 음양5행 중 '불'을 뜻한다.

즉 숭례문은 관악산 불에 대항하는 상징적인 존재인 셈.

한 네티즌은 이같은 풍수적 해석을 적용해 "숭례문은 수명을 다했다"며 "경복궁·청와대로 꽂히는 관악산 화력을 방어하는 1차 방화벽으로 기능했는데 숭례문이 없었다면 배후의 궁궐이 불에 휩싸인다는 풀이도 적어도 풍수상으로는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기존의 청와대 엠블럼 속 쌍봉황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남향을 지키는 주작, 즉 봉황을 진노케 했기 때문이다. 오는 25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은 태평고(太平鼓)인데 그 속에 봉황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며 숭례문 화재가 새 정권 탄생을 앞둔 '저주'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설에, 또 대통령 취임 직전에 국보 1호가 불에 탄 것은 조상의 암시"라며 "한글을 제쳐두고 영어를 숭상하고 금수강산을 토막내려고 하니 조상이 진노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는 다소 이색적인(?) 네티즌 의견도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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