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칼럼]표적항암제 개발의 꿈

김맹섭 한미약품연구센터 연구위원 | 2008.01.30 14:28
사망원인 1위, 이름만 들어도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은 바로 암이다.

그 동안 암을 극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으로 예전에 비해 암환자의 생존기간이 많이 연장되었으나, 전통적인 항암제들은 부작용과 고통으로 인하여 많은 경우 원활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암은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몇 암에 대하여 혁신적인 표적항암제 개발이 이루어져 암환자들이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 결코 쉽지는 않지만 다양한 분야의 암에 대한 표적항암제 개발 가능성은 매우 밝은 것으로 보인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고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를 말한다. 표적항암제의 대표적인 약물로 글리벡을 말하는데 누구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2007 미국혈액학회 자료에 의하면, 2000년 이전 만성골수성 백혈병은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평균 생존기간이 3~5년에 그쳤으나, 만성골수성 백혈병의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표적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글리벡을 사용함으로서 6년간 생존율은 95%로 월등히 높아졌다. 부작용도 적어 환자의 삶의 질이 매우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같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생성 및 증식에 관여하는 신호전달경로를 억제하는 신호전달억제제 (Signal transduction inhibitor), 암세포가 일정한 크기 이상의 성장을 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새로운 혈관형성을 차단하는 신생혈관형성 억제제 (Angiogenesis inhibitor), 암세포의 예정된 세포사멸을 유도하여 세포증식을 차단하는 새로운 세포사멸 유도제 (Apoptosis Inhibitor) 등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로는 글리벡을 포함해, 유방암치료제 '허셉틴(Heceptin)', 폐암치료제 타세바(Tarceva), 신생혈관형성을 차단하는 표적항암제로는 대장암치료제 아바스틴(Avastin) 및 위암·신장암치료제 슈텐(Suten) 등 10여종의 약물이 미국FDA에서 이미 승인되었다.

한편, 암은 매우 복잡한 경로로 발전하기 때문에 특정 표적인자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여서는 효율적인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경로가 막히면 다른 경로를 찾아가는 암세포들이 기존 표적항암제에 대항하는 내성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초기 표적항암제는 특정 표적인자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였지만, 최근에는 보다 우수한 효능을 갖기 위해 더 많은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새로운 다중표적항암제(Multi Targeted Anticancer Agents) 개발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핵심적인 발암 경로의 차단과 암세포의 신생혈관생성을 동시에 차단하여 기존 항암제에 실패한 암환자에서도 우수한 효능을 갖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다중표적항암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표적항암제 개발은 우수한 약효와 적은 부작용을 바탕으로 향후 가장 주목받는 의약품 분야가 될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표적항암제시장은 기존 항암제와 달리 보다 효율적인 치료로 인하여 암환자의 수명이 연장되므로 그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데이타모니터에 의하면 항암제의 세계시장 규모는 2005년 기준 약 3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연평균 15% 이상의 고성장을 통해 2012년에는 600억 달러 이상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거의 모든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이 분야에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표적항암제의 연구는 국내실정에서 세계적인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약물 분야이다. 국내에는 이미 3개의 항암제 신약이 허가됐으며, 신약 개발을 위한 우수한 인력, 탄탄한 기초 학문 및 세계 최고의 항암제 관련 임상시험센터와 풍부한 임상시험경험을 바탕으로, 표적항암제 분야에 집중된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신약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한미약품은 창립이후 30여년동안 퍼스트제네릭 개발과 개량신약 개발에 있어 차별화된 전략으로 독창적인 연구개발(R&D)영역을 구축해왔다. 한미약품은 이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본격적인 신약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치료제 분야로 항암제를 선택하여 지난 8년간 모든 연구력을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신약개발연구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결실로 한미약품은 기존항암제에 내성을 갖는 암세포에서도 우수한 효능을 갖는 다중표적항암제를 포함하여 이미 3개의 개발품목에 대한 임상 및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다중표적저해제 및 세포사멸 유도제 등 다양한 분야의 표적항암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늘도 기적의 항암제 개발을 위해 연구에 전념하면서, 획기적인 표적항암제 개발로 조만간 한미약품이 세계에서도 명실상부한 항암제 신약 전문회사로 발돋움 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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