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30%로 내집마련하기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7.12.01 17:38

[토요부동산]시세가 올라도 떨어져도 부담없는 '시프트'

↑ 발산2단지 조감도
정해년 2007년도 이제 정확히 한 달 남았다. 올 부동산시장을 돌아보면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등 부동산정책이 시행됐고, 대출규제를 비롯한 정부의 수요억제책으로 부동산 거래는 급감했다. 각 건설사마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물량을 쏟아냈지만, 수요 기피 역시 동시에 진행되면서 심한 미분양 적체 현상을 야기했다.

실제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벌써 10만가구에 육박해 있다. 고금리의 은행 대출을 받아서라도 시중에 널린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 내집마련의 꿈을 이뤄봄 직도 하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미분양아파트라도 최소 수억원이 필요한 현실은 그같은 선택을 어렵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내집마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면 남은 한달을 그냥 보내는 것도 전략이다. 한달만 기다리면 수억원이 없어도, 집을 사지 않아도,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주변 전세가의 80% 수준으로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 2008년도분 공급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 발산3단지 전경
◇시세의 30%로 내집을?=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최근 '내집마련 vs 시프트(SHift), 당신의 선택은?'이란 주제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네티즌 2000여명이 참여한 해당 서베이에서 절반 이상의 네티즌이 시프트를 선택했다.

시프트에 표를 던진 네티즌들은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집을 '사는 것(buying)'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20년동안 '사는 것(living)'이 더 좋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내집마련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프트는 서울시와 SH공사가 중산층 및 실수요자를 위해 준비한 신개념 주택이다. 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59㎡(18평형), 85㎡(26평형), 115㎡(35평형) 등 다양한 주택형으로 공급된다.

시프트는 주변 전세 시세의 80%(매매시세의 30% 수준) 이하로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는 주택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5월 공급된 강서구 발산지구 59㎡(18평형) 아파트는 주변 전세시세의 52%인 8800만원였고 송파구 장지지구의 같은 주택형 아파트는 주변 전세값의 67%인 1억500여만원이었다.

보통 주택을 구입하면 길어야 5~10년 살다가 이사가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주변 매매시세의 30%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내집처럼' 사는 셈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전세금 인상은 5% 이내로 제한된다. 입주후에도 청약저축 통장 사용이 가능, 살면서 일반분양아파트에 청약해도 된다.

SH공사 관계자는 "시프트는 설계부터 시공, 마감까지 일반분양주택과 동일한 건설사가 똑같은 방법으로 짓는다"며 "공사가 항상 철저히 시설물을 유지·관리하며 책임지고 전세금을 상환해 주기 때문에 전세금을 돌려받는 문제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어느 '시프트'에서 살까?=SH공사는 다음달 1월 은평뉴타운과 장지지구 등에서 765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SH공사는 서울시 은평구 진관내·외동 일대에 조성되는 은평뉴타운 1지구에 시프트 660가구를 공급한다. 59㎡(18평형) 409가구와 84㎡(25평형) 251가구 등 2개 주택형으로 이뤄졌다.


은평뉴타운은 올 최고 분양 물량 가운데 한 곳으로, 수요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북한산 국립공원과 진관근린공원 등이 인접한 친환경 저밀도 단지로, 서울 서북부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송파구 장지동 택지개발지구내 59㎡(18평형) 75가구가 공급된다. 이 곳은 내년 4월 입주 예정이다. 장지지구는 아파트 동간 간격이 여유있게 배치된 게 특징이다. 아파트 단지 인근에 적절히 배치된 공원과 쉼터 등 자연 녹지가 많다. 단지 곳곳에 초·중·고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SH공사는 또 강서구 염창동 265-20번지 '보람더하임' 84㎡(25평형) 16가구, 금천구 시흥동 184-3번지 '백운한비치' 59㎡(18평형) 7가구와 84㎡(25평형) 2가구, 성동구 용납동 226-1번지 '와이엠프라젠' 5가구 등 재건축 시프트 30가구를 공급한다.

이들 시프트는 모두 1월7일~15일까지 신청 접수를 받아 2월28일에 당첨자를 발표한다. 이외에도 내년 3월 장지지구 6·8단지에서 343가구를, 왕십리 주상복합아파트에서 69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7월에는 은평뉴타운 1·12지구에서 모두 339가구를 추가로 내놓는다. 10월에도 강일지구에서 1667가구를 공급하는 등 내년 1월 이후 총 3124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 왕십리 주상복합 아파트(내년 3월 69가구의 시프트 공급)
◇'시프트' 청약자격은=SH공사는 올들어 그동안 9개 단지, 1231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했다. 각 단지별로 평균 9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는 등 시프트 인기가 치솟고 있다.

주택형별 입주 자격을 가진 수요자들을 청약저축 순위에 따라 선정하되, 동일 순위 경쟁시 청약가점제를 적용한다. 재건축 시프트는 공급주택이 소재하는 자치구에서 오래 거주한 사람이 유리하다.

시프트에 이미 입주한 사람들을 토대로 살펴본 당첨에 유리한 사람의 조건은 △세대주 나이가 50세 이상(3점) △부양가족수 3명 이상(3점) △서울시 거주기간 5년 이상(3점) △만20세 미만 미성년 자녀수 3명 이상(3점) △만 65세 이상 직계존속을 1년이상 부양(3점) △중소기업중 제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3점) 등이다.

주택 면적 60㎡(18평형) 미만인 시프트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국민임대주택의 공급기준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월 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의 70%인 241만380원 이하인 사람만 청약할 수 있다.

중산층 대상인 60㎡(18평형) 이상~85㎡(25.7평형) 이하는 소득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85㎡(25.7평) 이하는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청약저축 가입자로, 서울에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또 본인과 세대원(동일한 주민등록등본상에 등재돼 있지 않은 배우자 및 그 세대원 포함) 전원이 무주택 세대주일 경우에만 청약할 수 있다.

주택 면적이 85㎡(25,7평형)가 넘을 경우에는 청약예금(1000만원 이상)에 가입한 무주택 세대주가 청약할 수 있다. 장기전세주택 입주 후 주택을 소유하게 되면 즉시 나가야하고, 전매 또는 전대는 불법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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