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기술수출 대박의 '그림자'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7.11.16 13:44

제약사 대형화·성공불융자제도 정책지원 등 절실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후보물질과 관련 기술을 해외 유수의 기업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이는 열악한 국내 신약 개발을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사들은 잇따라 신약기술을 해외 기업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약사들은 대부분 임상시험 초기단계에서 기술을 수출, 신약개발에 성공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큰 성과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LG생명과학은 지난 7일 미국 바이오제약기업인 길라이드사와 총 2억달러 규모의 차세대 간질환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초기 기술수출료만 2000만달러 수준이며 개발 및 상업화 단계에 따라 총 2억달러 규모의 기술수출료를 확보했다.

LG생명과학은 이 물질에 대해 임상2상 초기까지 진행한뒤 이 기술을 이전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이 물질에 대해 전 세계적인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는데 1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매출 2200억원에 불과한 회사로서는 신약 개발 실패의 위험 부담을 감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생명과학은 이번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우리나라와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전세계 지역의 판권을 이전했다. 전세계 간질환 치료제 시장규모는 40억달러에 이른다. 혁신적인 효과를 가진것으로 평가되는 이번 신약 개발 성공시 누릴 수 있는 성과의 대부분을 포기한 셈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7월 골다공증 치료제를 P&G의 자회사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수출금액은 계약금 및 마일스톤비(단계별 기술수출료)를 합쳐 5억1100만 달러로 국내 제약사상 최대 규모였다. 동화약품은 골다공증 치료제를 임상1상까지 완료한뒤 기술수출을 했다. 지난해 녹십자도 골다골증 치료기술을 임상2상까지 끝난 다음 로열티받고 독일기업에 이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신약개발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과 신약개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신약개발은 후보물질을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기초연구에서부터 전임상, 임상까지 여러단계가 필요하고 적잖은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임상3상의 경우 수천억원의 비용이 든다. 매출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제약사들은 임상3상 시험 실패시 감당해야할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개발의 효과를 생각해 성공불융자제도 도입 등을 통해 신약개발을 장려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당장 신약개발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술수출의 시점을 조금씩 늦춰나가야 신약개발에 더 다가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불융자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나 회임 기간이 길고 리스크가 높은 사업에 대해 자금을 빌려준 뒤 성공하면 원리금과 특별부담금을 받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원리금 상환부담을 대폭 감면ㆍ면제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아직 열악한 국내 제약사들이 인수와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원론적인 해결책도 나온다. 제약사가 최소 조단위가 넘는 연매출을 기록해야 신약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연구비를 감당할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제약사의 매출도 수천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규모를 키우고 신약개발능력을 갖추지 않을 경우 다국적 제약사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신약개발 과정]
1) 기초탐색과정
- 의학적 연구를 통한 연구 방향 설정
- 신약후보물질 발굴

2) 전임상 시험과정

- 신약 후보물질의 약리·물리 화학시험
- 독성시험(동물시험) 등

3) 임상 1상 시험
- 시험약을 최초로 사람에 적용
- 건강한 지원자(또는 약물군에 따른 적응환자)대상 안정성 확인

4) 임상 2상 시험
- 대상질환중 조건에 부합되는 환자
- 단기투약에 따른 흔한 부작용 약물동태 및 예상 적응증에 대한 효능 효과 탐색

5) 임상3상 시험
- 비교 임상시험 및 일반임상시험에 의해 더욱 광범위한 임상시험
- 대상적응증에 대한 시험약의 유효성 안전성을 최종 평가
- 효능, 효과, 용법, 용량,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 결정
- 1000명 이상이 참여해 3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판매가 가능

6) 임상4상 시험
- 시판전 부작용이나 예상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적응증을 발견하기 위한 약물 역학적인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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