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혹' 바라보는 증권가 시각은…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7.11.06 15:02

"대형 악재" 우려감 속 "재도약 전기 될 것" 중장기 낙관론도

"삼성발 악재가 증시에 대형악재가 될 지 모른다", "외면하는 게 낫다", "말할 수 없다. 그냥 지켜볼 일이다"….

시장은 삼성그룹과 김용철 변호사(옛 삼성구조본 법무팀장)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진실공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마디로 "악재는 분명한데, 그 여파가 어떻게 진행될 지 좀체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 사태'를 놓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열띤 논의와 뜨거운 관심의 초점이 돼 있지만 정작 어느 누구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려 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을 보면 분명 삼성과 시장에 악재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쪽이 일방적으로 옳고, 다른 쪽이 일방적으로 거짓을 주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영향이나 전망을 논하려면 사실(팩트)에 근거해 분석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물증 없이 심증만 오가고 있어 전혀 파악할 도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렵고 검찰수사 등 법적 진행이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하기 어려워 '분석 불능'이란 얘기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민감한 사항을 넘어 최고 권력기관(그는 삼성을 최고 권력기관으로 표현하는 듯 했다)에 대해 함부로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그 어느 누구도 선뜻 이 사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의 결과에 따라 "초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과 시장에 미칠 전망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일체 함구하고 있다. 몇몇 이들은 "아예 쳐다보지 않으려 한다", "설사 구체적으로 결과가 진행되더라도 분석 및 전망 보고서를 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낙 사안이 광범위한 세력(삼성 청와대 검찰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섣부른 접근을 할 경우 불필요한 시장혼란과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경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삼성이 재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중장기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부장은 "삼성이 이달 또는 다음달에 대규모 혁신인사를 단행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통해 그간의 한계나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날 경우 혁신작업이 보다 강력하게 추진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삼성은 '시스템의 삼성', '1등 기업으로서의 삼성'이란 이미지에 안주한 경향이 있다"며 "이런 명성에 흠이 생기며 시장에서 평가절하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통해 오히려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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