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3차 오일쇼크 경고음"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07.10.22 16:23

장건 한국중동협회 경제팀장 "수급문제로 고유가 장기화될 전망”

"최근 유가 급등에는 여러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결국은 수급 때문입니다."

중동 경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장건 한국중동협회 경제팀장(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겸임교수)은 "수급의 불일치로 고유가 현상은 중장기적으로도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 투기적 석유선물 거래 등의 요인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수급이라는 설명이다.

- 수급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가.
▶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은 거의 10%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 능력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석유 증산을 위한 OPEC의 투자 여력은 근래에 생긴 것이다. 1980년대에는 저유가로 투자액이 크지 못했다. 공급 여력보다 수요증가 압력이 더 크니 유가가 가파르게 오를 수밖에 없다. 대체에너지 얘기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30~40년 동안은 석유를 대체하기는 곤란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 OPEC의 증산 가능성은 없나.
▶ OPEC은 감산 정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데 중동 각국들의 화폐는 대부분 달러에 페그된 고정환율제 형태다. 때문에 생산량을 유지시키고 있음에도 석유판매 수익이 떨어지고 자국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여기에 대응하자니 증산 정책을 펼 수가 없다. 최근에는 확실히 고유가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 고유가가 결국은 중동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올텐데...

▶ 중동에는 복지 제도가 매우 발달돼 있다. 교육, 의료서비스가 무료이고 석유, 밀, 가스 등이 모두 시장가 밑으로 공급된다. 석유판매 수익을 기본적으로 일정량 이상 유지해야 하고 이게 떨어지면 정권이 위태로워진다. 잘 알려진대로 중동은 왕정국가와 독재국가가 많기 때문에 정권 기반이 취약하다. 이를 유지하려면 국민들에게 빵을 좀 줘야 한다.

- 수급 외 다른 원인들은 어떻게 보나.
▶지정학적 리스크, 즉 미국의 대 중동 역학관계도 큰 변수다. 고유가의 배경에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개발도 크게 자리잡고 있다. 만약 전쟁으로 이어지면 곧바로 3차 오일 쇼크가 생긴다고 봐야 한다. 보다 현실성 있다고 보이는, 경제제재 강도를 높일 경우에도 긴장감이 고조돼 유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는 아주 중요한 변수다. 터키의 쿠르드 반군 소탕을 위한 이라크 진격 가능성도 한 변수다. 터키 의회가 군사행동을 승인하지 않았나.

- 투기세력들이 석유 선물시장에서 장난을 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 물론 투기 세력도 무시하지 못한다. 분명 그런 원인이 있고 일리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이런 단기 변수도 중요하지만 수급논리가 더 커 보인다. 투기세력들도 결국은 수급 불일치가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어느 정도 확신하기 때문에 시장에 뛰어드는 것 아니겠나.

- 향후 유가 전망은.
▶ 여러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100달러 돌파설이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유가 안정보다는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3차 오일쇼크로 가느냐가 관심사다. 만약 두바이유 가격이 90달러를 넘으면 3차 오일쇼크에 대한 경고음이 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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