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에서 커피까지…" 급등 이유는?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0.22 10:57

'수퍼사이클'진입 현상…"상품, 新투자대안 자리매김한 탓" 지적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자 많은 사람들은 그 원인을 터키와 이라크의 긴장이라는 지정학적 위험으로 돌렸다. 금값이 27년이래 최고가로 뛴 것도 같은 데서 이유를 찾았다.

하지만 주요 상품 가격이 사상최고치로 치솟은 데는 이같은 일회적인 '이벤트'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이코노미스트 최근호(19일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이른바 '수퍼사이클'이라고 불리는 장기 상승 국면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비단 유가 금 뿐 아니라 구리 납 콩 밀가루 면 커피 코코아 가축에 이르기까지 예외없이 발견되는 광범위한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지정학적 이벤트 뿐 아니라 강력한 수요로 비롯되는 펀더멘털 영향으로 주요 상품 가격 모두가 올들어 두 자릿수 급등했다는 것.

이들중 일부는 유가 강세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유가가 오르자 대체 연료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고 이 과정에서 바이오에탄올이 부각됐다. 옥수수 재배지가 늘어나면서 콩 경작지는 줄어들었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가축 가격이 오른 데는 사료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큰 이유는 상품이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닷컴 버블이 꺼진 이후 투자자들은 주식과 국채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투자처를 원했다. 상품에 기반한 다양한 펀드들이 판매됐고 수많은 투자자들이 상품시장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됐다. 바클레이 글로벌 인베스터는 최근 목재 가격에 기반한 펀드를 판매하기도 했다. 월가는 상품 펀드 수요가 늘자 전문 인력을 대거 보강하기에 이르렀다. 취업 컨설턴트 업체인 옵션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상품 트레이더의 고용 비율은 33%로 올랐다.

미국에서 불거진 신용경색은 상품 가격을 한단계 더 올렸다. 하이일드 펀드와 구조화 채권시장에 머물러있던 투기자금이 신용경색이 터지자 상품시장으로 이동한 것. 달러화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특히 금이 피난처로 각광받았다.


UBS의 금속 전략가인 로빈 바는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기가 높은 성장을 지속해 수요가 강력하거나 또는 경기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쪽에 베팅을 하면서 상품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계속 호황을 보이거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도 상품 투자는 이익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인플레 없이 경기침체에 빠지면 사정이 달라지지만.1970년대와 유사한 현상이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인 피터 오펜하이머는 "높은 금속 가격은 브릭스(BRICs) 경제의 고성장을 반영한다. 브릭스는 세계 소비 증가에 있어 미국의 2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개별적인 상품 가격은 투기 수요 영향으로 매우 변동성이 높다. 어떤 상품 가격이 급등하면 이는 모멘텀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저항선을 가볍게 넘는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은 최종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견디지 못하고 대체제를 선택하는 수준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핵심 변수는 공급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메릴린치의 프랜시스코 브랜치는 "3분기중 하루에 50만배럴 정도의 공급계약이 이뤄진 반면 주요 소비국들은 4분기 재고가 4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브랜치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경우 주식시장이 매우 '흥미로운' 신뢰의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가 사상최고가 행진을 지속하자 세계 주요국 경제와 금융시장 수장들은 유가의 위험성을 경고하느라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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