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Winner가 바뀌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 2007.09.04 09:05

[이윤학의 시황분석]포스코, 주가뿐만 아니라 밸류에이션에서 삼성전자를 압도하다

포스코가 드디어 한국 주식시장의 골리앗 삼성전자의 주가를 넘어섰다. 비록 시가총액이 51.6조원으로 삼성전자의 84.8조원에 비해 적지만 2006년 1월 이후 무려 202%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하여 삼성전자의 -22%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당사는 포스코가 단순히 삼성전자의 주가보다 높아졌다는 차원을 넘어서 시장의 중심축이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시가총액, 절대주가, 수익률 측면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Winner는 5~10년을 주기로 변화하여 왔다. 1990년대에는 SK텔레콤이 약 10년간 주식시장을 선도하였으며, 2000년 이후 삼성전자가 Winner로서 위치를 이어 받았고, 2006년 이후에는 포스코가 부상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004년 4월 이후 시가총액 증가율이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나 포스코는 2003년 9월 이후 시가총액 증가률이 꾸준히 증가해 마침내 2006년 6월을 기점으로 시가총액의 증가율이 완전히 역전되었고, 결국 전일에는 주가마저 역전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주식시장이 IT 중심에서 전통 제조주 중심의 시장으로 질적 변화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그동안 시장의 선도주 역할을 했던 철강, 조선, 기계, 화학 등 이머징마켓 성장 관련주가 단지 일회성이 아닌 추세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진행될 장기상승추세에서 주식시장의 새로운 상승 구도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이 마무리된 이후의 시장변화가 주목된다.

포스코를 필두로 한 철강업종은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조선업종과 더불어 최근 3년간 한국 주식시장의 선도주 역할을 하여왔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여 그동안 Underperform하던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코스피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삼성전자와의 상관계수는 0.40인데 반하여 포스코와의 상관계수는 0.70으로, 포스코가 사실상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본격 상승추세로 진입한 올해 4월 이후 코스피와 포스코의 상관계수는 0.83인데 반해 삼성전자는 0.23으로 나타나 급격히 시장의 중심축이 포스코로 옮겨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스코, 한국 주식시장의 Winner로서 프리미엄을 받기 시작

당사가 포스코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포스코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프리미엄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1996년 이후 삼성전자는 PER 측면에서(Trailing PER) 포스코에 비하여 높은 시장의 평가를 받아왔다. 심지어 1999년에는 포스코의 PER이 6.1배인데 반해 삼성전자는 무려 57.0배의 고평가를 받았다. 이는 주식시장의 Winner가 받는 Valuation상의 프리미엄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Valuation Gap은 2000년 이후 점차 축소되었으며, 결국 지난 7월 포스코의 PER이 11.9배로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PER(10.8배)을 넘어서게 되었다. 이는 전일 사상최고치를 갱신한 포스코가 단순히 삼성전자의 주가를 넘어선 것만이 아니라 한국 주식시장에서 Winner의 Valuation 프리미엄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러한 시장의 평가는 시장에너지의 집약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순매수에너지(Net-Buying Power)가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데 반해 포스코는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최근의 감소세는 신고가 갱신에 따른 차익매도로 추정), 총에너지도 삼성전자에 비해 포스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편 2006년 하반기 이후 가파른 상승으로 포스코는 단기 과열권에 진입하고 있다. 1994년과 1999년의 급등국면의 수준을 이미 넘어섰거나 거의 근접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숨고르기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포스코가 시장의 선도주로서의 부상 속에 Valuation측면에서 프리미엄을 받기 시작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Winner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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