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1위 '자코모', 일본 발판 글로벌 진출 속도전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4.10.17 12:00
글자크기

[인터뷰]박경분 자코모 부회장

박경분 자코모 부회장이 15일 경기도 남양주 본사에서 수출계획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지영호 기자박경분 자코모 부회장이 15일 경기도 남양주 본사에서 수출계획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지영호 기자


국내 1위 소파 기업 자코모가 일본에 연내 10개 매장을 열고 해외 진출에 고삐를 죈다. 올해 일본에 1호 매장을 낸 자코모는 내년까지 30개 매장으로 늘리고 이를 발판으로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박경분 자코모 부회장은 15일 경기도 남양주시 자코모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5월 일본 롯본기에 1호 매장을 낸 데 이어 다음달 2호 매장을 열 예정"이라며 "내년까지 일본에서 매장 30개로 확장하고 이를 발판으로 동남아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자코모의 일본 진출은 현지 매트리스 기업 '프랑스베드'의 영업력을 활용한다. 프랑스베드는 일본에서 300개 매장을 운영하는 75년 업력의 매트리스 1위 브랜드다. 자코모가 국내에서 에이스침대를 통해 판매망을 확보한 것처럼 일본에서는 프랑스베드에 샵인샵 형태로 입점해 유통채널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자코모의 일본 진출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프랑스베드 리빙팀 담당자는 세계 여러 리빙아이템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한국 드라마에서 '멋지고 스타일리쉬한 소파'를 발견했다. 당시 인기리에 방영된 '펜트하우스'에 PPL(콘텐츠 내 상품 간접광고)을 진행하던 무렵이었다.



프랑스베드는 유럽 제품과 품질 경쟁력이 뒤쳐지지 않으면서 가격경쟁력이 높은 자코모를 눈여겨보고 지난해 초부터 손님을 가장한 '깜깜이 탐방'을 수차례 진행했다. 여기에 한국인인 오너가 3세의 아내를 한국에 파견해 자코모의 평판까지 조회했다는 후문이다. '소비자 불만'을 다루는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착한 소파'로 소개된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프랑스베드가 공식적인 제안을 한 이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박경분 자코모 부회장이 15일 경기도 남양주 본사에서 자사 제품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지영호 기자박경분 자코모 부회장이 15일 경기도 남양주 본사에서 자사 제품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지영호 기자
자코모는 국내에서 100% 주문 제작 방식을 고집한다. 이날 언론에 첫 공개한 자코모 제5공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소파는 불과 19~20세트 뿐이다. 자체 생산공장 6곳과 수십개의 OEM(주문자위탁생산) 공장에서 하루 250세트가 최대 물량이다. 지난해 매출은 자코모(약 840억), 재경가구산업(약 594억), 포천 자코모(약 227억) 등 3개의 법인에서 1662억원을 기록했고 장녀 박유진 대표가 운영하는 소파 브랜드 '에싸'(1074억)까지 합치면 2726억원이다.

박 부회장은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40여년을 지탱해온 힘이라고 강조한다. 염장한 텍사스산 소가죽을 사용하고 소파를 지탱하는데 이탈리아산 밴드를 고집한다. 냄새가 없는 이탈리아산 친환경 접착제를 일반 제품의 3배 가격을 주고 100년 전통 소파업체 아빌라(AVILA)로 부터 수입해서 쓴다.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2000년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 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해 선진 디자인을 빠르게 흡수했다.


자코모는 일본 진출이 안정화되면 다음 스텝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을 노린다. 박 부회장은 "현재 90%에 이르는 내수 비중을 30%로 낮추고 수출을 70%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수년 내에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