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경영진, 2년전 위기 징후 알아" 영장 청구서에 구체적 정황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4.10.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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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정점으로 주목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2년 전에 이미 위기 징후를 감지한 정황을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정산 사태가 올 7월 불거지기 한참 전에 문제를 파악하고도 은폐했다는 것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은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지난 4일 청구하면서 이 같은 정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구 대표가 티몬 인수 직후인 2022년 9월 다른 경영진에게 '티몬은 날아갈 수 있으니 큐텐으로 뽑아갈 것은 뽑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 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류광진 대표가 2022년 12월 '길어야 6개월이 시한부', '상품권도 이제 거의 최대치'라고 말한 점을 토대로 정산대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었다고 영장 청구서에 적었다.

류화현 대표도 올해 초부터 정산대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큐텐 재무본부장에게 '정산대금 미지급은 시스템 장애, 집계 오류 때문이라고 하겠다'며 허위 해명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큐텐그룹과 티몬·위메프 경영진이 2022년 말 기준 5천억여원에 달한 미정산 금액을 460억여원으로 10분의 1 이상 축소해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구 대표와 류광진·류화현 대표는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1조5950억원 상당의 정산 대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티몬과 위메프 법인에 692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위시 인수대금 명목 등으로 티몬·위메프 자금 67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티메프 사태는 지난 7월 위메프가 입점 업체들에 정산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티메프는 현재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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