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 글로벌 익스프레스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20일 홍콩 증시에서 J&T 글로벌 익스프레스(HK:1519)는 전일 대비 2.67% 오른 5.76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홍콩 항셍지수는 8%대 올랐지만 J&T 글로벌의 주가는 63%대 하락했다. 지난해 10월27일 상장 당시와 비교하면 시가총액은 547억홍콩달러(약 9조3515억원)가량 날아갔다.
투자자 기대와 달리 주가는 상장 직후 빠르게 빠졌다.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데, 첫째로는 꾸준히 적자를 쌓아온 점이 꼽힌다. J&T 글로벌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04%대 성장하면서 몸집을 키워왔지만, 2020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누적 손실액도 244억8700만위안(약 4조6282억원)에 달했다.
상장 이래로 각종 악재도 겹쳤다. 올 초에는 J&T 글로벌이 중국 일부 지역에서 사용하는 운송 전용 포대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배송 지연, 분실, 손상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무척 많았으며 소송도 끊이지 않았다. 중국 기업정보 플랫폼 톈옌차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중국에서 J&T 글로벌은 226건의 송사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 약세로 J&T 글로벌에 투자한 기관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J&T 글로벌 시리즈A 투자와 후속 라운드 등에 참여한 텐센트, D1 캐피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의 유명 기관 투자자들은 모두 손실을 봤으며, 가장 높은 손실률은 80%를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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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 글로벌 익스프레스. /사진=바이두
택배 물량의 성장도 돋보였다. 올 상반기 J&T 글로벌의 중국 내 택배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한 110억1000만건을 달성했다. 동남아 시장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27.4%를, 중국 시장 점유율은 1.1% 증가한 11%를, 신흥시장 점유율은 0.1% 증가한 6.1%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J&T 글로벌에 대해 분석 보고서를 발간한 중국 증권사 3곳은 모두 투자의견 '매수' 혹은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국유은행인 중국은행의 투자 자회사 중은국제는 "회사의 물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외 사업 비용이 감소하고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라며 "동남아 시장의 점유율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다양한 국가에서 사업을 벌이는 만큼 투자 위험 요소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궈하이증권은 J&T 글로벌의 투자 위험 요소로 택배 업황 부진으로 인한 실적 둔화, 주요 거래처인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에 대한 불확실성, 경쟁업체와의 출혈적 가격 경쟁, 불안정한 가맹 네트워크, 인건비와 유가 상승 위험성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