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9.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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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동안 반도체주 3배,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순매수를 계속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하자 금세 반도체주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반도체주 3배 인버스 ETF로 갈아탔다.

미국 증시가 장기적으로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믿음이 있는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지난 주간 내내 순매수 흐름이 이어졌다.



서학개미들은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개별 빅테크 기업에 대해서는 순매도로 대응하는 가운데 테슬라는 1000만달러 미만이긴 하지만 순매수했다.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5~11일(결제일 기준 9~13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9378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3주째 매수 우위가 이어진 것이며 순매수 규모도 직전주의 665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0.6%, 나스닥지수는 1.8% 상승했다. 이후 12~13일 이틀간 S&P500지수는 1.3%. 나스닥지수는 1.7% 추가로 올랐다.

지난 5~11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1억221만달러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는 3주째 매수 우위를 지속한 것이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SOXL 순매수는 반도체를 비롯한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하던 지난 5~6일 이틀간에 집중됐다. 이 이틀간 SOXL은 1억4352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반도체주가 급반등한 9~11일 3일간은 SOXL이 3000만달러 이상 순매도됐다. 이 3일 동안 SOXL은 24.1% 급등했다. 9~13일 5일간 상승률은 28.8%에 달한다.

다만 서학개미들이 지난 8월22~28일 주간부터 SOXL을 순매수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8월 말에 SOXL을 순매수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손실 상태일 것으로 추정된다. SOXL은 지난 8월22일부터 9월13일까지 19.9% 하락했다.



지난 9월3일 이후에 SOXL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익 구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가 상승 반전하자마자 SOXL을 순매도하면서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순매수했다. SOXS는 지난 9~11일 사이에 1312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 5~6일에 순매수하고 주가가 상승 반전한 9~11일에는 순매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5~11일 사이에 NVDL을 1214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5~6일에 2258만달러를 순매수하고 지난 9~11일에 1044만달러를 순매도한 결과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5~11일 사이에 4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의 경우 테슬라 주가가 8.5% 급락한 6일에만 순매수가 집중됐다. 테슬라는 S&P500지수가 0.3% 하락하고 나스닥지수는 0.3% 오르는데 그쳤던 지난 5일에도 4.9% 급등하는 등 최근 주가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TSLL은 지난 6일에만 2288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는데 이는 지난 5~11일 전체 순매수 규모인 2098만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5~11일 사이에 테슬라도 848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였다. SPY는 4343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는데 이 기간 내내 고른 순매수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S&P5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뱅가드 S&P500 ETF(VOO) 역시 1073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3446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인 가운데 지난 5~11일 사이에 고르게 순매수됐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ETF다. SOXL은 반도체주가 상승 반전하자마자 순매도 전환한 반면 TQQQ는 나스닥지수가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는 중에도 매수 우위가 이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최근 꾸준히 사 모으고 있는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를 1667만달러 순매수했다.



금리 인하시 건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아이셰어즈 미국 주택건설 ETF(ITB)도 1096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아울러 서학개미들이 비트코인 상승 베팅 수단으로 투자하고 있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코인베이스 데일리 ETF(CONL)와 2배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가 1421만달러와 941만달러 순매수됐다.

CONL은 암포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고 BITX는 비트코인 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따른다.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
서학개미들이 지난 5~11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미국의 장기 국채들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였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경기 둔화 우려로 국채수익률이 하락(국채 가격 상승)하면서 TMF 가격이 급등하자 차익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924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4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애플은 지난 9일 아이폰 16을 발표했으나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새로운 기능이 없는데다 지난해 출시 당시 아이폰 15와 같은 가격이 책정되면서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엔비디아는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다 지난 9일부터 급반등하면서 2833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769만달러 순매도되며 2주째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서학개미들이 S&P500지수를 따르는 ETF를 순매수한 반면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는 2706만달러 순매도한 것도 주목된다. S&P500지수에 비해 나스닥100지수의 상승폭이 컸던데다 지난주 QQQ가 187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낸 가운데 단기 차익 실현 욕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만 반도체 회사인 TSMC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은 4주 연속 순매도되며 1941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주가가 최근 급등세를 탔던 팔란티어 테크놀로시스는 1361만달러 매도 우위로 순매수 한주만에 순매도 전환됐다.

이외에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이 1141만달러, D램 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1018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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