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4.8.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의 책무를 벗어난 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한은은 오히려 논란을 즐기는 모양새다. 배경에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넘어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민감한 정책 제안으로 사회 문제 공론화를 촉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건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주제도 사회 전반으로 넓어졌다. 물가와 고용, 금리, 환율 등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관심사에 국한하지 않는다. 해묵은 경제·사회문제 등 구조개혁이 필요한 부분에서 과감하게 목소리를 낸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한은의 교육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는 심포지엄 현장에서 "한은이 장기적 구조개혁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이 문제들이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구조적 문제들이 수십년간 누적돼오면서 통화정책 같은 단기 거시경제 정책에도 선택을 제약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BOK이슈노트 발행건수 및 이창용 총재 주요 발언/그래픽=최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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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외부의 비판이 오히려 반갑다. 당장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보다는 논쟁거리를 던져 사회적으로 공론화를 시키는 것이 '한은표 보고서'의 일차적 목표다. 여러 관점에서 논의를 거쳐야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또 한은은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보다 중립적인 분석과 정책 제언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를 위해 이 총재는 직원들에게 비판을 두려워 말고 '각이 선' 결론을 내라고 주문하고 있다. 구조개혁과 관련된 보고서를 준비할 때는 이 총재가 수시로 진행 과정을 보고 받고 실무진과 활발한 피드백도 주고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양한 사회 문제에서 이슈를 선도한다는 점에서 내부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은의 변화된 역할은 그 자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은 연구 역량도 있고 우수한 인재가 모여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여러 사회 현안을 연구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도 지역 경제나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보고서로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용이나 교육 보고서도 모두 경제학 방법론으로 다룰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