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4.8.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한은이)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농업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6월 19일)
한국은행 보고서의 파격 제안이 화제지만 관가에선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실제 농산물 물가를 낮추기 위해 수입 비중을 높여야 한단 연구 결과에 대해선 관련 부처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이창용 총재 취임 이후의 한은이 변했다는 점이다. 저출생, 지역 균형, 입시경쟁 과열, 돌봄 인력 등 우리 사회의 해묵은 문제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문제는 정책 입안자들의 반응이 미덥지 않단 점이다. 특히 농산물 물가 관련 연구는 정부와 직접적인 논쟁으로 이어졌다.
한은은 지난 6월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과일·채소의 수입 비중을 높여 농산물 물가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산물 수입과 유통 구조 개선 등 한은이 최근 보고서에서 제안한 것들은 정부가 하고 있는 일들이고 농업 분야의 특수성, 국가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물가 중심으로만 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은이 대학 입시에 지역별 학생 수 비율을 반영한 비례선발제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관심을 받았다. 사교육 과열과 수도권 인구 집중, 집값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서울=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 관련 긴급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최 부총리,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4.03.15.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는 갈린다. 먼저 한은이 통화정책을 위해선 중장기적 측면에선 연구를 진행하고 논의를 활성화할 수 있단 입장이 있다.
하준경 한양대 에리카(ERICA) 경제학부 교수는 "집값·교육 등은 중장기적 관점에선 통화정책의 제약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은은 금융을 안정시키고 정부 정책과의 조화도 도모하는 등 거시경제 전반을 살펴보면서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은행이 독립적인 위치로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초작업으로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연구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중앙은행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다는 지적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이 보고서를 내놓는 의도가 통화정책(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시장 관심을 돌리려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면서 "굳이 비유하자면 전방의 철책을 지키는 게 급선무인데 대민 지원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