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만 듣네" 주인 뒤만 졸졸…IFA서 본 '집사'의 정체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2024.09.15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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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4에서 시연자가 '볼리'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다./사진=유선일 기자IFA 2024에서 시연자가 '볼리'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다./사진=유선일 기자


주인을 따라다니며 다양한 명령을 수행하는 '집사 로봇'을 빠르면 연내 만날 수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볼리'와 '이동형 AI홈 허브(코드명 Q9)'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볼리는 연내, Q9은 내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24'에서 이들 집사 로봇을 선보였다.



IFA 현장에서 본 볼리는 노란색 축구공 또는 배구공을 연상케 했다. 주인의 명령에 자유롭게 이동하고 개인별 목소리를 구분해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례로 볼리는 주인의 명령에는 즉각 반응하지만 제3자의 목소리에는 움직이지 않는 식이다.

주인이 원하는 정보는 벽이나 바닥에 쏘는 빔 화면으로 보여준다. 현장에서 시연자가 볼리에게 "베를린의 관광지를 알려달라"고 하자 브란덴브루크 문 등을 화면으로 보여줬다. 시연자는 볼리에게 날씨를 묻거나 전화 걸기, 영화 추천을 부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통화 후에는 바닥에 비춘 빔 화면의 붉은색 버튼을 시연자가 발로 밟아 전화를 종료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볼리에 대해 "타이젠 OS(운용체계) 기반 컴패니언 디바이스로, 다른 기기를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차별점"이라며 "(삼성전자 보안 솔루션) '녹스'를 통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IFA 2024에서 전시한 '이동형 AI홈 허브(코드명 Q9)'/사진=유선일 기자LG전자가 IFA 2024에서 전시한 '이동형 AI홈 허브(코드명 Q9)'/사진=유선일 기자
LG전자의 Q9은 다양한 표정을 연출하는 눈, 바퀴로 굴러다니는 다리를 갖췄다. 시연자가 가상의 아이 방에서 '취침 모드'를 부탁하자 조명을 끄고 별빛 라이트를 비췄다. Q9은 시연자가 패드에 그린 그림을 반영해 창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책 표지를 보여주면 이를 인식해 줄거리를 읽어줬다.

Q9은 IFA 전시 후 해외 매체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영국 '테크레이더(TechRadar)'는 "개성이 넘치고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최초의 로봇"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테크어드바이저(Tech Advisor)'는 "몇 년 전부터 유사한 로봇이 있었지만 LG전자 제품은 놀라울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했다.


LG전자는 현재 코드명인 Q9의 '진짜 이름'을 고민하고 있다. 이향은 LG전자 H&A사업본부 CX담당 상무는 "Q9의 이름이 곧 나올 것"이라며 "(LG전자 로봇의) 계보를 전체적으로 보면서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해 아직은 Q9으로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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