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홈, 수익모델로 자리잡을 것"…LG전자 '사업 다각화' 이유는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2024.09.14 09:04
글자크기
조주완 LG전자 CEO/사진=LG전자조주완 LG전자 CEO/사진=LG전자


LG전자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매출 상승세를 확고히 한 데 이어 'AI 홈' 등 플랫폼 사업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가전 시장 성장 둔화를 B2B·플랫폼 등 사업 확대로 극복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24에서 신규 기술·제품 전시 대신 'LG AI홈' 솔루션 소개에 주력했다.



AI홈은 스마트홈보다 진화한 '공감형' 솔루션이란 것이 LG전자 설명이다. 사용자는 생성형 AI를 탑재한 허브 'LG 씽큐 온'을 활용해 대화하듯 집안의 각종 기기를 최적 상태로 제어한다. LG전자가 지난 7월 네덜란드의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을 인수한 것도 AI홈 구현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LG전자는 AI홈과 같은 '소프트웨어(SW) 기반 플랫폼' 사업이 향후 주요 수익 창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일례로 웹(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은 2018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64%에 달하는 등 플랫폼 사업 성과가 가시화됐다.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는) IFA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AI홈 사업에 대해 "장점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한다면 우리의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홈의 사업 방향은 LG전자의 또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인 B2B와 연결됐다. 향후 AI홈을 '집'을 넘어 상업공간·모빌리티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한 '인텔리전트 스페이스' 솔루션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LG전자의 B2B 사업은 이미 매출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주력은 자동차부품,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팩토리 등이다. 지난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매출 비중(전체 매출 대비)은 올해 상반기 35%까지 뛰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B2B 매출 비중을 45%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LG전자가 B2B·플랫폼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배경에는 가전 시장 성장 둔화가 있다. 경기 둔화, 고물가 장기화로 글로벌 가전 시장은 성장이 정체됐다.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가전 시장은 기업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 형성에도 걸림돌이다.


다만 LG전자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더라도 기존 사업에 소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기존 사업 경쟁력이 결국 B2B·플랫폼 사업 성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조 CEO는 스마트 TV와 웹OS 사업 간 관계를 예시로 들며 "TV를 많이 팔지 않고서는 플랫폼 사업으로 가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플랫폼 사업은 모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