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외무장관 "우크라 장거리 미사일 제한해제 요청, 긴급 검토"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9.1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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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동반 방문했다. /AP=뉴시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동반 방문했다. /AP=뉴시스


미국과 영국의 외교 수장이 한목소리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경제 원조를 약속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 요청에 대해 "긴급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AFP, A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동반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연대를 과시했다. 이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7억1700만달러(약 9611억원)의 새로운 경제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절반가량은 러시아에 의해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의 전력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단결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성공을 위해 헌신한 국가들의 연합과 우크라이나 국민보다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래미 장관 역시 우크라이나에 6억파운드(약 1조490억원)의 경제 원조를 제공하겠다는 노동당 정부의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무기 사용에 대한 제한 완화를 지속해서 추진해온 영국이 올해 우크라이나에 수백 기의 새로운 방공 미사일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장관은 무기 사용 제한을 풀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대해서도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에 대해 미국과 영국이 무기 사용 제한을 해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긴급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이 문제가 오는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간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 래미 장관과 매우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양국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기에는 장거리 무기, 최전선에 배치되는 전투 여단의 보급, 정의로운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전반적인 전략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미국 등 서방 동맹국에 러시아 내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한 장거리 무기 사용 승인을 요청해왔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 이란이 탄도 미사일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무기 사용 승인을 더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 내 깊숙한 목표물을 노리는 데에는 반대해 왔다. 그러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한 제한을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지금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다"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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